ⓒ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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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노벨위원회는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을 빅터 앰브로스 매사추세츠대 교수와 게리 러브컨 하버드대 교수에게 공동 수여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두 과학자가 '마이크로RNA(miRNA) 발견과 유전자 제어 역할을 규명한 공로를 인정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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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브로스 교수와 러브컨 교수가 miRNA 연구를 처음 세상에 내놓은 것은 1993년이다. 당시 같은 그룹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한 두 사람은 예쁜꼬마선충(Caenorhabditis elegans) 발달조절 과정을 규명하던 중 lin-4와 lin-14라는 두 종류의 유전자에 주목했다. 

앰브로스 교수는 기존에는 알려지지 않은 조절기전인 lin-4 유전자가 어떤 형태로든 lin-14 유전자 활동을 저해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일반적으로 유전자는 단백질의 설계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lin-4 유전자는 기존 유전자와 달리 단백질이 아닌 22염기 혹은 61염기의 작은 RNA 분자, 즉 miRNA를 생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miRNA는 lin-14의 메신저 RNA(mRNA) 3'-비번역 영역과 상호보완적으로 결합했다. 

앰브로스 교수와 러브컨 교수는 이 상호작용으로 lin-14 유전자에 의한 단백질 생성이 억제되고 선충 발생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obelpriz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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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발표 당시 miRNA는 선충 특유의 시스템이라고 여겨졌다. 그러나 러브컨 교수 등 연구팀은 2000년 발표한 연구에서 예쁜꼬마선충에서 발견된 let-7 RNA라고 불리는 miRNA가 척추동물과 곤충을 포함한 광범위한 동물종에 존재한다고 보고했다.  

또 let-7 RNA 표적 유전자도 초파리와 척추동물에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식물이나 단세포 생물은 let-7 RNA가 검출되지 않았다. 이를 통해 let-7 RNA는 생물 진화 과정에서 획득한 발생 메커니즘의 일종일 가능성이 시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obelpriz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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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충뿐만 아니라 인간을 비롯한 많은 동물에서 miRNA가 세포 내에 유전체 발현을 미세하게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을 제시한 해당 연구 결과는 생물학 분야에 큰 충격을 주었다. 

유전 정보를 담은 DNA는 세포질 속 단백질을 생성하는 기관으로 유전 정보를 전달하는 ‘메신저 RNA(mRNA)’를 만드는데, miRNA는 mRNA가 각 세포에 맞게 적절한 양의 단백질을 만들 수 있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위원회는 "유전자 조절과 관련된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miRNA는 유기체의 발달과 기능에 근본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miRNA 연구가 진행되면서 다양한 유전병 등에 miRNA가 관여하고 있을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miRNA의 의료분야 응용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으며 임의의 miRNA를 세포에 전달할 방법 등도 모색되고 있다.

 

시상식은 창설자인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진행된다. 노벨상위원회는 앰브로스 교수와 러브컨 교수에게 시상을 알리는 전화통화를 유튜브에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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