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AI가 다른 과학에 미치는 영향을 보는 것은 꽤 놀라운 일이다. 앞으로 우리는 그런 일을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다"(구글 딥마인드의 데이비드 허사비스CEO)
올해 노벨상의 주역으로 인공지능(AI) 연구 분야가 떠오르면서 AI가 우리의 삶에 이미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노벨상은 창의성과 과학적 발견을 중심으로 한 순수 학문 연구에 수여해 왔다. 따라서 보수적인 성향의 노벨위원회가 AI를 공식 인정한 것을 두고 과학계에선 '이변'이자 '인류의 AI 시대 진입'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직접적이고 광범위해지면서 이제는 AI가 과학의 중심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과학계 노벨상 3개 부문 중 AI 연구 분야는 물리학상과 화학상까지 2관왕을 거머쥐었다.
9일(현지시간) 발표된 노벨 화학상은 '단백질의 비밀'을 밝혀낸 구글 AI 딥마인드 창업자 데미스 허사비스(48) 등 3명의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허사비스 CEO는 이세돌 9단과 겨룬 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의 아버지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으며, 단백질 구조 파악을 위한 AI 모델 '알파폴드' 개발의 주역이기도 하다. 화학자가 아닌 허바시스의 수상 역시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그와 함께 딥마인드 연구원 존 점퍼(39), '단백질 설계 예측'에 기여한 공로로 미국 생화학자 데이비드 베이커(62)가 공동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베이커 교수는 수상 후 "허사비스와 존 점퍼의 AI 연구가 팀에게 엄청난 힘을 줬다. 데미스와 존이 단백질 구조 예측과 관련해 내놓은 돌파구는 실제로 AI가 가질 수 있는 힘을 우리에게 제시했다. 이는 AI 방법론을 단백질 설계에 접목하도록 해줬으며, 힘과 정확성을 크게 키워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상금 1천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3억4천만원)는 세 사람이 나눠 갖게 된다.
전날 물리학상은 AI 머신러닝(기계학습)의 기초를 확립한 존 홉필드(91) 미 프린스턴대 명예교수와 제프리 힌턴(76)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에게 돌아갔다. 힌턴 교수는 구글과 인연이 있지만 지금은 'AI 종말론자'라고 불릴 정도로 AI 기술의 인류 위협을 우려하고 있다.
힌턴이 개발한 AI 이미지 인식 기술은 2013년 구글에 인수됐다. 그러나 힌턴은 구글을 떠나면서 "AI의 발전으로 이것들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될 수 있는 위협에 대해 우려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노벨위원회는 생리의학상, 물리학상, 화학상에 이어 10일 문학상, 11일 평화상, 14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차례로 발표한다.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생리의학·물리·화학·문학·경제상)과 노르웨이 오슬로(평화상)에서 개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