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소매사업과 물류사업에서 인공지능(AI) 도입에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산하 클라우드 사업으로 AI 훈련과 실행에 필요한 서버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아마존은 고객 구매 패턴과 물류 시스템 분야에서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제 물류창고용 로봇부터 배송 경로 최적화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분야에서 AI 모델 개발에 나서고 있다.
◆ AI로 당일 배송 확대와 '라스트 마일' 신속화
아마존이 유료 회원 프로그램 '아마존 프라임'을 시작한 것은 2005년이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2005년 당시 미국에서 익일 배송은 드물었다. 아마존은 2019년 익일 배송 대상 상품을 수백만 점으로 확대했다.
현재는 당일 배송 확대를 위해 AI로 배송 경로를 최적화하는 한편, 최첨단 물류 로봇 개발 및 제조에 주력하고 있다. 인체공학에 기반한 작업 환경 개선 및 상품 재고 배치에도 AI는 큰 역할을 한다.
아마존은 2020년 트랜스포머 아키텍처를 이용해 수요 예측과 공급망 최적화를 위한 AI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그 결과, 2022년 6월 최초의 완전 자율주행 이동로봇 프로테우스(Proteus)와 물류 라벨을 고속으로 스캔하는 AR ID(Amazon Robotics Identification)를 선보였다. 같은 해 11월 물류 상자가 아닌 상품 패키지 자체를 인식해 다양한 상품을 분류하는 AI 로봇 팔 스패로우(Sparrow)도 공개했다.
23년 10월에는 아마존이 출자한 스타트업 어질리티 로보틱스(Agility Robotics)가 개발한 인간형 로봇 '디지트(Digit)' 운용 테스트를 시작했다. 이족보행 로봇인 디지트는 물류시설 내를 이동하며 두 팔로 물품을 들어 다른 곳으로 옮기는 작업을 담당한다.
그 밖에 상품 패키지 파손 상태 확인 작업에도 AI를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사람에 비해 3배의 효율을 발휘한다.
한편, 아마존은 2023년 미국 전역의 물류망을 8개 지역으로 분할해 지역별로 자체 완결하는 형태로 운영 방식을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AI를 활용해 특정 상품이 어느 지역에서 얼마나 수요가 있을지 예측, 물류 최종 거점에서 목적지까지 '라스트마일'(상품 전달 마지막 단계) 배송을 신속화했다.
◆ 입점 업체와 고객 돕는 AI 챗봇 출시
물류 업무 이외에서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의 셀러(판매자)와 구매자 전용 서비스로 AI를 활용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인공지능 솔루션인 아마존 퍼스널라이즈(Amazon Personalize)에서는 생성형 AI를 통해 타깃을 정해 상품 설명을 작성할 수 있다.
지난 9월 19일(현지시간) 아마존은 입점 판매자의 사업 관리를 지원하는 AI 챗봇 '아멜리아'(Amelia)를 테스트 버전을 발표했다. 판매 활동 관리와 모니터링은 물론, 문제가 생기면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해 준다. 10월부터는 프라임 회원의 열람·검색·구매 이력에 근거한 AI 타겟팅 광고를 통해 상품 프로모션을 지원할 계획이다.
고객 대상으로는 지난해부터 상품 리뷰를 요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상품평 등을 토대로 소비자들에게 최상의 제품을 추천해주는 생성형 AI 도우미 '루퍼스'(Rufus)를 출시했다.
◆ 아마존의 강점은 AWS
아마존은 산하에 클라우드 사업 아마존웹서비스(AWS)를 보유하고 있어 AI 워크로드를 실행하는 방대한 서버를 이미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사내에서 AI 모델 훈련이 가능하며, 이것이 아마존이 가진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미 IT 조사회사인 포레스터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월마트, 타겟, 코스트코홀세일 등도 대량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지만 데이터 파악 방법이 아마존과 다르고 시스템도 상당히 오래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아마존은 지난 4월 생성형 AI 개발 스타트업 앤솔로픽(Anthropic)에 최대 40억달러를 투자했다고 발표했다. AWS는 AI용 반도체와 개발자 대상 생성형 AI '아마존 Q'를 개발중이며, 해당 기술을 전자상거래 업무에도 활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