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VI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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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붐으로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가 AI 두뇌 역할을 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로 올 한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엔비디아의 반도체는 AI 분야에서 고도의 정보처리에 활용되고 있다. 여러 연산을 병렬 처리 방식으로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 AI 작업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엔비디아 H100 등 메모리용 최첨단 AI 반도체 수요는 폭발적인 수준이다. H100은 약 4만 달러의 고성능 GPU로, 대규모 언어모델(LLM) 등 생성형 AI가 필요로 하는 높은 컴퓨팅 능력을 구현했다. H100은 지난해 3월 발표된 제품이지만 일부 서버 제조사는 입고까지 6개월 이상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 MS, AI 반도체 품귀 개선 조짐에 안도의 한숨  

이런 가운데 미국 CNBC는 최근 첨단 GPU의 공급체제가 다소나마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GPU 예산 관리를 담당하는 케빈 스콧 CTO(최고기술책임자)도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엔비디아 반도체는 몇 달 전보다 구하기 쉬워졌다"고 언급했다. 

스콧 CTO는 "수요는 에코 시스템 전체가 공급할 수 있는 양을 훨씬 웃돌고 있지만, 이 문제는 해결되고 있다. 아직 어려운 상황이지만 개선되고 있으며 나쁜 소식보다 좋은 소식이 더 많다"고 말했다.

지난 7월 MS는 AI 반도체 품귀로 인한 클라우드 서비스 중단 위험을 경고한 바 있다. MS가 클라우드 사업의 위험 요소로 GPU에 대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AI 열풍으로 수요가 쏠리면서 GPU가 빅테크 기업을 위협하는 중요한 존재로 부상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MS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출자해 포괄적 파트너로서 자사 클라우드 기반을 오픈AI에 제공하고 있다.

◆ 몸값 폭발한 엔비디아...시총 1조 달러 돌파 

엔비디아는 AI 열풍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엔비디아가 최근 발표한 2분기(5월~7월) 결산에 따르면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9.4배인 61억880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Fl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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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은 135억1000만달러로, 전년동기비 100% 이상 성장하며 역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3분기(8~10월) 매출은 전년동기비 170%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총 마진률은 지난 1년간 25.3%p 증가해 71.2%에 달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기업의 프라이빗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약 1조달러 규모의 글로벌 데이터센터가 존재한다. 데이터센터는 현재 가속 컴퓨팅과 생성AI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다"며 지속적인 장밋빛 미래를 예고했다. 

엔비디아는 시장의 큰 관심 속에 반도체 업체로는 사상 처음으로 올해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애플·MS·알파벳·아마존에 이은 규모다. 

◆ 美 제재와 TSMC 생산량이 '성장 발목' 될 수도 

그러나 한 달 가까운 주가 하락 흐름 속에 엔비디아의 시총은 이제 1조 달러 안팎에서 움직일 정도로 상승률이 하락했다. 이는 중국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반도체 수출 통제가 향후 실적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 AI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을 비롯해, 중동 국가로의 수출까지 제한했다. 수출 제한 강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매출 감소 가능성이 지적된다. 최근 엔비디아는 수출 규제를 우회하고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성능을 낮춘 AI 반도체를 선보였지만, 미 정부는 저성능칩 수출도 막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VI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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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는 반도체 제조를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 등에 위탁하고 있다. 즉, TSMC가 생산체제를 충분히 확대하지 못한다면 엔비디아 실적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TSMC는 숙련 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미국 애리조나에 건설 중인 공장 가동 시점을 2025년으로 약 1년 정도 미룬 상태다.

한편, 시장 분석 회사 서드브릿지그룹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는 약 70%의 점유율(금액 기준)을 갖고 있다. 앞서 언급한 공급 문제와 국제 정세가 엔비디아에 불리해지면서 경쟁사들은 그 빈틈을 노리고 있다. ▲‘제2의 엔비디아’로 불리는 AMD ▲엔비디아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빠른 리드타임을 앞세운 인텔 ▲독자 AI칩 개발에 나선 빅테크 ▲새로이 시장 진입을 노리는 수많은 스타트업이 엔비디아의 독주를 막기 위해 각각의 계획과 제품 전략으로 추격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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