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산업협회, "중국 정부 등 화웨이에 300억달러 지원"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Unsplash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Unsplash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미중 무역마찰 확산 여파로 미국의 엄격한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 대형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정부 지원 속에 중국 전역에서 반도체 제조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이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를 인용해 2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화웨이는 중국 정부와 선전시로부터 300억달러(약 40조2천억원)에 이르는 지원을 받아 2022년부터 반도체 생산에 나섰다. 이미 2개 공장을 인수하고 3개 공장을 신규 건설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된다. 

SIA는 인텔·삼성전자·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반도체 산업 로비 단체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오래전부터 화웨이에 대해 '국가 안보상의 위협'을 이유로 엄격한 규제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경제·군사·외교 등 다방면에서 중국과 날 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미국은 마치 보란 듯이 '중국의 자존심' 화웨이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왔다. 

미국 제재 이전 화웨이는 스마트폰 사업에 큰 공을 들였다. 2019년에는 애플을 능가하는 세계 2위의 출하량을 자랑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혹독한 제재를 받으면서 사업이 급격하게 꺽이기 시작했다. 전방위 제재 및 시장 접근 제한으로 기회 손실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화웨이는 스마트폰 부문에서 격차를 좁혔던 삼성 등과의 첨단 신제품 경쟁에서 완전히 뒤쳐졌다. 또 5G용 등 첨단 반도체 제조 및 공급이 불가능해졌고, 안드로이드 모바일 운영체제(OS)에도 접근할 수 없다. 지금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미국 기업과 협력이 금지된 상태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Blomberg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Blomberg 

그러나 화웨이가 비공식적으로 타사 명의를 이용해 시설을 건설하거나 구매한다면, 제제를 우회하거나 금지된 반도체 제조 장비 등을 간접적으로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블룸버그가 미국 상무부에 문의한 결과, "상황을 살펴보고 있고, 필요하면 행동을 취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화웨이 이외도 중국 기업 수십 개를 블랙리스트에 포함시키고 있다. 그중에는 화웨이 네트워크의 일부로 알려진 푸젠 진화 반도체(FJICC)와 펑신웨이(PWC) 등도 포함되어 있다.

블룸버그는 SIA가 이 시점에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 회원사에 경고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짚었다. 미국의 수출규제가 심해질수록 이익이 감소하는 업체, 즉 화웨이 등 블랙리스트 기업과 숨은 연결고리를 가질 수 있는 기업과의 협력에 신중하라는 메시지인 것이다. 

한편, 미국 반도체 수출 제한 조치 이후 중국은 반도체 자립을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SIA 추산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1천억달러(약 133조8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23개의 반도체 제조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