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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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필수 아미노산 '류신((leucine)'으로 만들어지는 성분 'HMB(Beta-hydroxy-beta-methylbutyrate)'는 근단백질 합성 촉진 및 분해 억제 등의 효과가 있어 근육 증강 보충제로 복용되고 있다.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HMB 보충제가 알츠하이머병 진행으로 인한 인지 기능 저하를 억제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논문은 국제 학술지 '셀 리포츠(Cell Reports)'에 게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Cell Re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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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이나 사고력이 점차 저하되는 알츠하이머병의 구체적 원인과 치료법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이 모여 형성되는 '플라크(plaque)'라고 불리는 덩어리가 축적된다는 사실은 확인됐다. 따라서 현재는 플라크가 뇌 내 뉴런의 기능 부전을 일으켜 알츠하이머가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칼리파다 파한(Kalipada Pahan) 미국 러시대 메디컬센터 신경과 전문의는 "알츠하이머병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것은 뇌를 보호하면서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막기 위한 효과적인 의약품 개발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러시대 메디컬센터 연구팀은 뇌 내 플라크가 형성돼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증상을 가진 쥐에게 HMB를 체중 1㎏당 5㎎·10㎎씩 경구 투여하며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쥐 체내에서 단백질이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뇌 속 플라크가 축소되면서 뉴런의 성장인자를 강화해 학습력과 기억력 저하가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투여한 HMB는 쥐의 뇌 속 PPAR-알파(PPAR-α)로 알려진 핵 호르몬 수용체(nuclear hormone receptor)를 자극해 지방산 대사를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 지방산은 뇌 내에서 뉴런과 신경을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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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HMB 보충제를 복용하면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인지기능 저하를 막으면서 보행이 어려워지거나 몸이 굳어지는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신체적 증상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 것이다.  

HMB는 전문 의사에 의한 처방전이나 위험성이 있는 스테로이드제가 아닌, 일반 약국이나 스포츠 전문점 등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시판 보충제다. 보디빌더는 정기적으로 HMB를 섭취해 운동 효과를 높이고 근육을 키운다. 특히 기존 연구에서 HMB를 장기간 복용해도 신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부작용이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파한 박사는 "이번 실험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질병 진행을 막고 환자의 기억을 보호하기 위한 가장 안전하고 간단한 접근법 중 하나일 수 있다"며 "HMB를 투여한 쥐의 결과를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도 재현할 수 있다면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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