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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애플이 몇 년 전부터 독자적인 혼합현실(MR) 헤드셋을 개발 중이라는 소문은 무성했지만 하드웨어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다. MR이란 현실 공간을 기반으로 가상 정보를 결합해 혼합 현실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지난해 애플은 관계사를 통해 리얼리티 원(Reality One), 리얼리티 프로(Reality Pro), 리얼리티 프로세서(Reality Processor) 등의 상표 출원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새롭게 IT매체 디인포메이션이 애플이 개발 중인 MR 헤드셋에 대해 ▲VR과 현실 세계 표시를 전환하는 물리적 다이얼 ▲에어팟 프로와 연계 ▲허리밴드에 장착하는 외부 배터리 등의 세부사항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애플의 MR 헤드셋 공개가 임박했다는 추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애플은 2015년부터 차세대 헤드셋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2019년에는 헤드셋 개발이 취소됐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애플은 독자 개발한 헤드셋은 전용 OS인 '리얼리티OS'를 탑재한 MR 헤드셋 개발을 이어왔다. 2022년에는 '리얼리티' 브랜드의 상표 출원과 헤드셋 관련 채용 및 활발한 인사이동 등이 보도되면서 2023년 하반기 헤드셋 출하가 시작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2023년 1월 디인포메이션이 실제로 헤드셋 개발에 참여한 익명의 관계자 인터뷰를 기반으로 애플 MR 헤드셋에 대한 상세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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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알루미늄·유리·탄소 섬유로 구성된 헤드셋은 스키고글처럼 생겼으며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플랫폼이 작년 10월 출시한 혼합현실(MR) 헤드셋 '메타 퀘스트 프로'(Meta Quest Pro)보다 훨씬 얇고 가볍다.

애플 헤드셋은 메타 퀘스트 프로의 수평 106도를 웃도는 수평 120도 시야각을 제공하는 데다 착용자의 동공 간 거리에 맞게 소형 모터로 내부 렌즈의 위치를 자동 조정해, 가능한 최대 시야와 최상의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다. 

전면에는 외부 디스플레이가 장착되고 내부 디스플레이는 소니에서 생산한 마이크로 OLED 패널을 탑재해 총 8K 해상도를 제공한다. 또 안경을 사용하는 사람이 쾌적하게 헤드셋을 사용할 수 있도록 스스로 장착할 수 있는 도수가 들어간 맞춤 렌즈도 제공할 예정이다.

헤드셋에는 사용자의 제스처·몸의 움직임·표정·시선 등을 캡처하기 위해 12대 이상의 카메라와 센서가 탑재되어 있다. 이를 통해 애플리케이션 상에서 아바타의 움직임과 사용자의 움직임을 동기화할 수 있으며, 시선 추적에 따라 초점이 맞는 부분만 최대 해상도로 렌더링해 소비전력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이번 보고서에서 주목받은 것은 헤드셋 우측에 위치한 물리적 다이얼로 VR과 현실 세계 표시를 전환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미 애플워치나 에어팟 맥스에는 '디지털 크라운(Digital Crown)'이라는 물리적 다이얼이 탑재되어 있지만 헤드셋 다이얼에는 햅틱 피드백은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헤드셋에는 2세대 에어팟 프로와 동일한 H2칩이 탑재되며 헤드셋과 에어팟 프로가 페어링되면 '초저지연 모드(low-latency)'가 활성화돼 헤드셋 시야와 동기화된 음성을 장착된 에어팟 프로로 들을 수 있다. 다른 블루투스 이어폰은 시야와 음성에 지연이 발생하고 유선 헤드폰 잭도 탑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호환되는 에어팟 모델이 없다면 헤드셋 내장 스피커를 이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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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애플은 허리밴드에 장착하는 타입의 맥세이프 충전을 지원하는 외부 배터리팩을 채택했다. 하나의 배터리 구동 시간은 2시간 이내지만 간단히 배터리를 교체하고 사용 시간을 늘릴 수 있다.

디인포메이션은 "애플은 화상회의가 헤드셋의 킬러앱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애플 공급업체인 페가트론은 2022년 수천 대의 헤드셋 프로토타입을 조립했으며 엔지니어링 검증 테스트에도 합격했다. 디인포메이션과 인터뷰한 4명의 제보자에 따르면 헤드셋 가격은 구성에 따라 약 3천 달러 이상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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