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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강력한 통제에 지친 빅테크의 탈(脫) 중국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구글이 중국에서 번역서비스 철수를 선언했다.

CNBC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낮은 이용률을 이유로 구글 번역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 구글, 번역 서비스 철수..재진출 포기?   

이번 결정으로 중국에선 웹사이트와 앱 모두 구글 번역서비스가 중단된 상태다. 연이은 실패에 구글이 결국 중국 시장 재진출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WSJ에 따르면 중국 웹사이트는 구글 번역 홍콩 웹사이트로 이미 도메인을 옮겼다. 번역 서비스는 중국 본토에서 구글이 유지해 온 몇 개 안되는 사업 가운데 하나였다.

 
과거 중국에서 검색 서비스를 제공한 구글은 지메일 해킹 공격과 검열 등으로 2010년 서비스를 중단했다. 구글은 홍콩으로 옮긴 서버를 경유해 중국에 검색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이마저도 당국에 의해 접속은 차단됐다. 중국의 대표적 검색 서비스로는 바이두(Baidu)와 텐센트 산하 소우거우(Sogou)가 있으며 양사는 번역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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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국에선 ▲메일 서비스 '지메일' ▲동영상 공유 서비스 '유튜브' ▲지도 서비스 '구글맵스' 등을 이용할 수 없고 안드로이드폰에는 '구글플레이스토어'가 탑재돼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도 구글은 잠재력이 높은 중국 사업의 유지·확대를 모색해 왔다. 2017년 중국 본토 전용의 번역 앱을 출시했고 2018년에는 검색 서비스의 중국 시장 재진입도 검토했다. 하지만 구글 직원과 미 정치권의 반발로 결국 단념해야 했다. 베이징에 거점을 마련한 구글 인공지능(AI) 연구개발센터도 2019년 문을 닫았다.

다만 구글은 아직 중국에서 일부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크롬은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PC 웹브라우저이며, 중국 전자상거래(EC) 사이트에서는 중국 업체가 구글 스마트폰 픽셀과 스마트 스피커 네스트를 판매하고 있다.

◆ 아마존 링크드인 에어비앤비도 이탈 

현지 기업과의 경쟁과 엄격한 규제 환경, 강력한 인터넷 검열로 인해 중국에서 미국 IT 기업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서방 기업들에 대한 통제 강화와는 반대로 중국 현지 업체들은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검색·전자상거래·음식 배달, 배차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승승장구해 왔다. 중국 당국은 규제 배경으로 자국의 IT 산업 발전과 보안을 앞세우고 있다. 

중국 시장의 빅테크 탈출은 구글뿐만 아니다. 

아마존은 올해 6월 중국 내 전자책 서비스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2023년 6월 30일 이후에는 새로운 전자책을 구입할 수 없으며, 2024년 6월 30일부터는 구입 도서의 다운로드도 종료된다. 

킨들 철수는 중국 정부 압력에 의한 것이 아닌 비즈니스상의 이유 때문이다. 2019년 4월 아마존은 중국 온라인 쇼핑 및 전자결제 사업에서 현지 기업과의 경쟁에 밀려 사업을 축소한 바 있다. 킨들 사업 역시 텐센트 등 현지 업체의 빠른 성장으로 인한 고전이 그 배경에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산하의 비즈니스용 SNS 링크트인의 2021년 중국판 서비스 종료는 특히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중국은 링크드인 글로벌 사용자 순위 3위(5천만명)의 큰 시장인데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은 이미 중국 내 접근이 막혀 링크드인이 공식적으로 운영된 마지막 미국 SNS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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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몇 주에 걸쳐 석연찮은 이유로 중국에서 사라진 링크드인 계정이 10건을 넘어서자 링크드인은 성명을 통해 "중국 당국의 강력해진 검열과 더 엄격해진 규정 준수 요구 사항에 따라 중국 내 링크드인 서비스를 중단한다"며 포기 의사를 밝혔다. 

글로벌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 역시 올해 5월 중국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경쟁 심화와 '제로 코로나 정책'이 겹치면서 사업 환경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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