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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뇌혈관 일부가 막히거나 파열되는 뇌졸중은 세계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질병으로 그동안 뇌졸중 위험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새로운 연구를 통해 '혈액형이 A형인 사람은 60세 미만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뇌졸중이 발병할 위험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 발표됐다.

혈액형은 혈구 표면에 있는 항원이나 혈청에 포함된 항체 차이를 이용한 혈액 분류법으로, 대표적인 것이 A형·B형·O형·AB형 4가지로 분류하는 'ABO식 혈액형'이다. 수혈 과정에서 면역반응의 중대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혈액형 분류는 의학적으로도 중요하다. 

최근에는 혈액형이 다양한 질환의 중증도 등과 관련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가령 'B형인 사람은 노로바이러스에 내성이 있다'거나 'O형인 사람은 코로나19 감염률 및 중증화가 낮고 AB형은 위험이 높다'는 조사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미국 메릴랜드 의대(UMSOM) 연구팀은 48건의 서로 다른 유전학적 연구로 수집된 1만6730건의 뇌졸중 환자 및 59만9237건의 비뇌졸중 환자 데이터를 이용하여 혈액형과 뇌졸중 발병 위험에 대해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전장유전체 연관분석(GWAS·Genome-Wide Association Study)을 통해 18세~59세의 '조기 발병 뇌졸중(EOS·early onset stroke)'과 혈액형의 관련성을 조사했다.

분석 결과 조기 발병 뇌졸중 위험과 강하게 관련된 두 유전자 영역 중 하나는 혈액형을 결정하는 유전자와 일치했다. 또 조기 발병 뇌졸중 환자는 혈액형이 A형일 가능성이 높고 O형일 가능성이 낮았다. 성별과 기타 위험요인을 조정한 후에도 A형인 사람은 기타 혈액형인 사람보다 뇌졸중 발병 위험이 16% 높았고 O형인 사람은 발병 위험이 12%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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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연구팀이 60세 이상 뇌졸중 환자 및 비뇌졸중 환자 데이터를 함께 분석한 결과, A형의 뇌졸중 위험 증가는 60세 이상 '후기 발병 뇌졸중(LOS·late onset stroke)'에서는 경미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9세 이하에서 발생하는 조기 발병 뇌졸중과 60세 이상 후기발병 뇌졸중 사이에 서로 다른 발병 메커니즘이 존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관련해 연구팀은 "젊은 사람의 경우 동맥의 지방 축적이 뇌졸중을 일으킬 가능성이 낮은 대신 혈전 형성과 관련된 요인이 뇌졸중의 방아쇠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B형인 사람은 연령에 관계없이 뇌졸중 발병 위험이 약 11% 높았다.

연구팀은 혈액형에 따른 뇌졸중 위험 증가가 크지 않기 때문에 A형이라고 해서 추가 스크리닝 검사나 특별한 경계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메릴랜드 의대 스티븐 키트너(Steven J. Kittner) 박사는 "A형에서 조기 발병 뇌졸중 위험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혈전 형성에 관여하는 혈소판이나 혈관 세포와 같은 혈액 응고 인자, 순환하고 있는 단백질이 연관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데이터는 북미·유럽·일본·파키스탄·호주인을 대상으로 헀으며 비유럽계 사람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3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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