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Flickr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수혈은 질병으로 혈액을 만들 수 없는 사람이나 수술이나 사고로 대량 출혈이 발생한 사람의 치료에 필수적이지만 합병증의 위험을 안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실험실에서 줄기세포를 이용해 배양한 적혈구를 수혈하는 세계 최초의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에서 수혈 및 장기이식을 관할하는 NHSBT(NHS Blood and Transplant)는 11월 7일(현지시간) 영국 브리스톨 대학·케임브리지 대학과 공동으로 기증자 혈액에서 배양한 적혈구를 자원봉사자에게 수혈하는 'RESTORE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HS

실험실에서 배양한 적혈구를 임상시험에서 사람 몸에 직접 수혈하는 것은 세계 최초다. 이번 임상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증명되면 적혈구 모양이 낫 모양으로 변하는 희귀 질환인 '겸형 적혈구 빈혈증'(sickle-cell anemia)이나 희귀혈액을 가진 사람 등 적합한 혈액을 헌혈로 얻기 어려운 사람의 치료에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프로젝트에는 NHSBT에 헌혈한 건강한 사람의 일반 혈액에서 추출한 줄기세포가 이용되며, 이 줄기세포를 통해 적혈구를 배양해 최소 10명에게 수혈할 예정이다. 투여량은 참가자마다 다르지만, 4개월 간격으로 5~10ml의 매우 적은 양을 수혈하게 된다. 배양 적혈구와 표준 헌혈 적혈구를 비교해 어느 적혈구가 몸 속에서 더 오래 지속되느냐에 이번 임상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존 수혈 적혈구보다 실험실 내에서 배양된 적혈구가 더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되면 정기적인 수혈이 필요한 환자의 수혈 빈도를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잦은 수혈로 인한 철 과잉증 등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문제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험에서는 이미 2명의 참가자가 실험실 배양 적혈구를 수혈받았다. 현재까지 유해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으며, 참가자는 모두 건강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다만 시험의 '맹검화' 유지를 위해 수혈을 받은 참가자 신원 등 자세한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