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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세계적으로 원숭이 두창(monkeypox)이 번지고 있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원숭이 두창은 1970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사람 감염의 최초 사례가 보고됐으며 아프리카 지역에서 주로 발생한 풍토병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5월 6일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영국인 감염을 시작으로 유럽·북미·중동 등으로 퍼져 24일 기준 전세계 18개국에 확진 환자가 확인됐다. 

질병관리청은 국내 유입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입국 여행객 전체를 대상으로 발열체크와 건강상태 검진 등 해외 입국자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 원숭이 두창은 어떤 병인가?

'원숭이 두창'은 두통·38.5도 이상 고열·근육통·림프 부종·피부 병변 등의 특징을 보이는 바이러스성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원인 병원체는 원숭이 두창 바이러스(orthopoxvirus)이며, 주로 설치류에 의해 전파되고 사람 간 감염은 드문 사례로 평가된다. 잠복기는 최장 3주에 달하며 사람의 피부나 호흡기, 점막 등을 통해 체내로 유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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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는 피부 상처, 혈액 및 체액, 침, 침구 등 오염된 물질과의 접촉을 통해 이루어진다. 

다행히도 세계보건기구(WHO)는 원숭이 두창이 억제할 수 있는 수준이고, 변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40년 간 존재했던 질병이기 때문에 백신과 치료법이 있어 억제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로자먼드 루이스 WHO 천연두 사무국장은 "원숭이두창은 RNA 바이러스에 비해 변이 가능성이 훨씬 낮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켰다는 증거도 없다"고 언급했다. 

다만 현재까지 전용 치료제가 없고 잠복기가 길어 개인 방역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영국 보건 당국은 영국 내에서 지역 전파가 시작된 것으로 파악하고 감염자와 접촉한 경우 3주 동안 격리하도록 하는 지침을 내렸다.
 
◆ 주요 증상과 치료법은?

원숭이 두창은 천연두와 유사한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감염 시 면역 반응으로 고열과 오한,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우선적으로 나타난다. 림프 부종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증상들이 보이고 1~3일 정도가 지난 시점에 얼굴을 중심으로 발진이 시작되고 손을 비롯해 점차 몸 전체로 퍼진다. 잠복기는 6~21일 정도이며, 증상이 나타나면 약 2~4주간 이어진다. 

원숭이 두창에 걸리면 대부분 한 달 이내 증상이 개선된다. WHO에 따르면 증세가 경미한 편인 서아프리카형은 치명률이 약 1%, 중증화 가능성이 높은 콩고분지형은 10%까지 올라간다. 최근 유럽에서 번지고 있는 원숭이 두창은 서아프리카형으로 추정되고 있다. WHO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원숭이 두창의 치명률은 코로나 19 누적 치명률 1.2% 보다 높은 수준인 3~6% 내외다.  

원숭이 두창의 예방 백신으로 덴마크 제약회사인 바바리안 노르딕의 '임바넥스(Imvanex)'가 있다. 전용 치료제는 없지만, 증상이 유사한 천연두 치료제(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하고 있다. 임바넥스는 천연두 백신으로 승인을 받았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019년 원숭이 두창 용도로 사용 가능하다고 승인했다.

◆ 팬데믹 확산 가능성은 낮아

전문가들은 원숭이 두창이 코로나19에 비해 전파력이 낮아 팬데믹 확산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지난 2018~2019년 사람간 감염 사례가 발생했지만 세계적으로 확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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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는 원숭이두창이 유럽 스페인에서 8만 명 규모로 열린 대규모 게이 축제에서 확대됐을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아프리카 여행 이력이 없는 20~50세 남성 동성애자들에 집중됐고, 유럽 유행이 촉발된 영국에서는 환자 대부분이 성병 클리닉에서 발견됐다.
 
세계적으로 감염자가 확대되는 상황인 만큼 감시 모니터링이 필요하지만 주요 전파 경로가 직접접촉인데다 재생산지수가 높지 않아 통제가 가능할 전망이다. 

아직 확진 사례는 없지만 국내도 내외국인을 통해 유입 가능성이 있다. 질병관리청은 원숭이두창의 국내 유입에 대비해 검사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예방 효과가 85%의 천연두 백신 3502만명분을 비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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