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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독일 경찰 당국이 4월 5일(현지시간) 러시아어권 사이버 범죄자가 마약 거래 등에 사용하는 세계 최대 온라인 다크넷(암시장)인 '하이드라(Hydra Market)'를 폐쇄했다고 발표했다. 

독일연방형사국(BKA)과 인터넷·컴퓨터범죄퇴치본부(ZIT)는 합동으로 4월 5일 하이드라 운영 서버를 압수해 543개 비트코인(한화 약 307억원)을 압류했다고 발표했다. 하이드라에 등록된 구매자 계정은 1만 9000개 이상이며, 적어도 1700만명의 글로벌 고객에게 서비스가 제공되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아래가 폐쇄되기 전 하이드라의 인터넷 사이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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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거래액이 13억 5000만 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 다크넷 플랫폼인 하이드라는 주요 거래 항목인 마약이나 자금 세탁 외에도 도난당한 데이터베이스와 위조문서 매매, 해킹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하이드라 등의 다크넷 시장은 암호화폐 사이버 범죄자가 불법적으로 취득한 비트코인을 일정 수수료를 받고 현금화해주는 세탁 서비스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에 이루어진 다크넷 시장 관련 암호화폐 거래의 80%는 하이드라를 통해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잇다. 

한편, 미국 사법부는 하이드라 폐쇄에 따라 러시아에 거주하는 드미트리 올레고비치 파블로프(Dmitry Olegovich Pavlov·30세)를 기소했다. 파블로프는 서버관리와 기술적 부분을 담담하며 마약 유통과 자금세탁에 관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을 보도한 IT 뉴스 사이트 '블리핑 컴퓨터'는 "압수된 단말에는 하이드라 판매자와 고객에 대한 결정적 증거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조사 여하에 따라 상당수의 하이드라 사용자가 기소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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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당국의 하이드라 폐쇄 당일 미국 재무부 외국자산관리국(OFAC)은 하이드라와 하이드라 거래에 관여한 암호화폐 거래소 '가란텍스(Garantex)'를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앞으로 미국인은 가란텍스와의 자금·상품·서비스를 실질적으로 미국에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미 재무부는 자국 관할 하에 있을 수 있는 관련 자산도 동결시킬 계획이다.  

발표에 따르면 가란텍스는 에스토니아에 등록된 암호화폐 거래소지만, 업무 대부분은 러시아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이루어진다. 

OFAC은 발표 성명에서 "러시아는 사이버 범죄자의 천국이다. 불법 행위자의 악용을 허용하는 사업자에 대한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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