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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최근 무인로버를 이용한 화성 탐사가 활발해지고 있으며, 미 항공우주국(NASA)과 중국은 화성 유인 탐사를 계획하고 있다. 

화성에 유인 우주선을 보낼 경우 보통 6~9개월이 걸리며, 핵열추진(NTP)이나 원자력추진(NEP) 등의 기술을 사용해도 편도로 100일 정도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화성까지 가는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는 논문이 새롭게 공개됐다. 캐나다 맥길대학 연구팀은 수소 연료와 레이저를 이용하는 '레이저 열 추진(laser-thermal propulsion)' 시스템을 이용하면 이동 시간을 불과 45일로 단축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연구결과는 온라인 사전출판 논문집 '아카이브(arXiv)'에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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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지향성과 수렴성이 뛰어난 레이저를 에너지로 이용하는 추진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레이저광을 초소형 우수탐사선의 특수 돛에 쏘여 광속의 20% 수준까지 가속시키는 프로젝트나, 곰벌레를 태운 초소형선을 레이저광으로 가속시켜 성간 비행을 실현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주목받기도 했다. 

맥길대학 연구팀은 레이저를 무인 탐사기나 성간 비행이 아닌 행성간 항행에 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았다.

레이저광 기반의 우주선 추진 방법은 몇 가지 고안되고 있으며, 앞서 설명한 것처럼 레이저광을 쏘여 추진하는 방법이나 조사된 레이저광을 집약시켜 태양광 어레이로 발전, 전력을 사용해 추진 시스템을 구동하는 방법 등이 있다. 

연구팀의 레이저 열 추진 방식은 "레이저광을 집약시켜 추진제를 직접 가열하고, 그 팽창을 이용해 우주선을 추진시키는" 원리다. 

논문 저자이자 이번 연구를 이끈 엠마누엘 듀플레이(Emmanuel Duplay)는 "레이저광으로 직접 추진제를 가열함으로써 우주선을 지구 부근에서 급속히 가속시킬 수 있다. 우주 공간에서 레이저를 계속 맞출 필요가 없지만 동력 공급이 충분하고, 우주비행사의 방사선 노출량도 줄기 때문에 보다 안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의 우주선은 지구 근처에서 매우 빠른 가속이 가능한 '드래그스타'라고 볼 수 있다. 또 같은 레이저 엔진으로 메인 우주선을 화성에 발사한 후 부스터를 지구 궤도로 돌려 다음 발사에 재활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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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제안한 우주선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100MW 출력의 직경 약 10m의 초대형 레이저를 지구에 건설할 필요가 있으며, 가열챔버에 레이저를 집약시키는 장치, 화성 착륙 시 고온에서 우주선을 보호할 소재 등도 필요하다. 

연구팀은 "레이저 가열실이 가장 큰 과제일 것으로 본다. 이론상으로는 가능하지만, 아직 100MW의 초대형 레이저 기술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실험까지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아이디어와 관련된 많은 기술과 레이저 열 추진 시스템의 실현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화성까지의 이동 시간을 몇 개월에서 몇 주까지 줄인다면 우주비행사의 방사선과 미세중력 노출 위험을 줄이고 화성 탐사 미션의 가장 큰 과제인 물류 장벽도 줄일 수 있다. 지구와 화성 간의 고속 운송시스템이 실현된다면 화성 인프라 구축도 한층 가속화될 수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의 앤드류 히긴스 교수는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는 레이저 열 추진 접근법을 검토한 것이다. 레이저 기술 자체가 향후 진정한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우주 탐사에서 레이저의 존재감이 한층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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