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주민, 6년간 목에 낀 타이어로 고통받은 악어 구조
인니 주민, 6년간 목에 낀 타이어로 고통받은 악어 구조
  • 김정은 기자
  • 승인 2022.02.1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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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술라웨시주 야생동물보호당국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오토바이의 폐타이어를 6년간 목에 낀 채 살아온 인도네시아의 악어가 마침내 타이어에서 벗어났다. 미국과 호주 전문가들이 연이어 도전했지만 실패한 악어 구조 작전에 성공한 것은 바로 현지 주민이었다. 

이번에 구조된 동물은 인도네시아 중부 술라웨시주 팔루강에서 서식하는 암컷 악어다. 현지 주민들이 타이어 목걸이를 한 악어(buaya kalung ban)로 이름 붙인 전체 길이 4.5m의 악어로, 2016년 타이어가 목에 낀 모습이 목격된 이래 야생 동물보호 당국이 구조에 힘써왔다.

특히 최근에는 타이어가 더 꽉 끼어 질식 가능성이 우려돼 왔다. 지역 명물이 된 고통받는 악어의 모습에 2020년 미국 야생 생물학자인 포레스트 갈란테와 호주 악어 포획 전문가인 매튜 라이트가 포획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로 끝이 났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 지역으로 이사해 온 주민 틸리(34)는 타이어를 낀 채 햇볕을 쬐던 악어의 모습을 보고 구조를 결심했다. 그는 AP통신 취재에서 "나는 새를 잡는 일을 하지만, 가축 포획 기술과 경험이 있어 악어를 도울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포획에 나선 틸리는 강 가까이에 로프를 설치한 후 닭과 오리 등을 미끼로 활용했다. 3주간 두 번의 실패를 거쳐, 2월 7일(현지시각)에 마침내 악어 포획에 성공했다. 그는 친구 두 명과 함께 악어를 육지로 이동시킨 후, 톱으로 타이어를 절단해 무사히 구조해냈다.

구조 당시의 모습은 아래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모인 이웃 주민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가운데, 틸리가 악어 목에 걸린 타이어를 톱으로 자른다. 타이어와 악어 사이에 나무 막대기를 넣어 악어가 다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술라웨시주 야생동물보호당국

6년간 목에 걸린 타이어에서 해방된 악어는 현지 주민이 부른 소방대와 야생동물보호단체의 도움을 받아 야생으로 돌아갔다. 

술라웨시주 천연자원보호국은 한 때 악어를 구출하면 포상을 하겠다고 발표한 적도 있지만, 이후 악어의 안전에 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이를 취소했다. 

악어 목에 타이어가 끼게 된 경위는 불분명하다. 자연보호활동가들은 애완용으로 키울 목적이나 가죽을 팔기 위해 포획을 시도한 밀렵꾼이 고의적으로 타이어를 감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술라웨시주 야생동물보호당국

틸리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돈이 목적이 아니었다며, "많은 사람이 진심이 아니라고 의심했다. 하지만 나는 동물이 다치고 있는 상황을 지켜볼 수 없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술라웨시주 야생동물 보호당국의 하르나 하마 국장은 "이번 성공은 동물을 사랑하는 틸리씨가 해낸 극적인 순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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