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장서연 기자] 노래를 부르기 전에 날달걀을 먹으면 경직된 성대(聲帶)를 이완시켜 목소리가 좋아진다고 믿는 사람들은 날달걀에 참기름까지 살짝 얹어 노른자를 터트리지 않은 채 삼켰다.

성대의 긴장을 풀어주는 효능이 있다면서 날달걀을 먹어온 행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민간에 뿌리내린 날달걀의 근거 없는 효능은 노래를 업으로 삼고있는 가수는 물론 일반인들 역시 아침 공복 또는 목이 칼칼해지면 즐겨 찾는 민간요법이기도 했다.

현재도 날달걀의 효능을 맹신하며 중요한 발표나 가창 시험 등 노래를 해야할 상황이 생기면 날달걀을 먹는 이들을 간혹 보게 된다. 영화나 드라마, 심지어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연예인들이 노래를 부르기 전 날달걀을 먹곤 한다.

이쯤 되면 날달걀이 정말 성대를 이완시켜 좋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효능을 보이는 것인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의학적으로 사람의 목에는 공기가 통하는 기도(氣道)와 음식물이 통하는 식도(食道)가 있다.

그리고 바로 위에 후두개(喉頭蓋)가 있는데 후두개는 기도에 음식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하며 공기와 음식물을 구별해 열고 닫힌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이 있다. 후두개는 ‘공기’와 ‘음식물’을 구별해 열고 닫힌다. 그렇다 여기서 날달걀은 음식물에 속하기 때문에 후두개가 기가 막히기 구별해 ‘식도’로 들어갈 수 있도록 분류한다.

반면 공기를 통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성대는 기도 쪽에 위치한 만큼 날달걀을 아무리 먹어도 결국 성대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의학적 근거를 종합할 때 노래를 잘 부르기 위해 날달걀을 아무리 많이 쏟아붓는다 해도 성대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고 오히려 건강에 위험이 될 수 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달걀에는 점도가 높은 흰자위 성분이 성대를 부드럽게 해주는 윤활유 역할의 분비를 오히려 방해한다.”며 “만약 윤활유가 원활하게 나오지 않으면 오히려 목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날달걀 뿐만 아니라 성대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는 다양하다.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면서 컬컬해진 목을 달래기 위해 즐겨 먹는 박하사탕이나 민트향 캔디 등 목에 일시적으로 시원한 효과를 주는 캔디 역시 오히려 성대에 치명적일 수 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성대의 원활한 활동을 위한 윤활유가 캔디에 함유된 당분 등으로 끈적해질 수 있다. 무엇보다 날달걀을 잘못 섭취할 경우 식중독에 노출될 수 있다.

오랫동안 목소리를 좋아지게 만든다며 맹신했던 날달걀이 오히려 성대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잘못된 상식으로 근거를 알 수 없는 효능을 믿고 날달걀을 장기간 복용해왔다.

그렇다면 성대의 건강에 위협이 되지 않고 목소리를 좋게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물’이다. 물은 많이 마실수록 피를 맑게 해 심혈관을 건강하게 할 뿐 아니라 성대를 촉촉하게 만들어주는 가장 효과적이다.

여기에 노래를 부르거나 발표를 하기 전 약 10분 전에 입속에 공기를 머금고 가볍게 ‘우~’소리를 내는 것도 건강한 방법으로 목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건강한 성대를 지키기 위해 검증되지 않는 민간 방식이 아닌 의학적 근거를 통한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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