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유저도 뿔났다…“이제 사기도박에 속지 않겠다”

[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확률 아이템 사기치고 벌어들인 막대한 차익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네요. 이제와서 확률 공개하면 그걸로 끝인가요? 유저들을 봉으로 알고 거짓말에 사기쳤으면 죗값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넥슨 CEO나 가차(뽑기) 당당 개발자 전원 교체는 해야 납득될 것 아닙니까?” (넥슨 이용자 ROK***)

남들이 갖지 못한 강력한 아이템을 소유하고 싶은 이용자들의 심리를 교묘하게 악용하며 막대한 현금을 쏟아부어도 그 끝이 보이지 않는 ‘확률형 아이템 조자’ 의혹으로 국내외 이용자들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넥슨이 아이템 확률 공개를 나섰지만 성난 불길은 쉽게 진화되지 않고 있다.

트럭과 버스를 앞세워 연일 시위에 나선 유저(이용자)들의 거센 분노에 대한민국 게임 역사상 가장 혹독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넥슨이 지난 5일 ‘확률 조작’ 의혹 대상 아이템 ‘큐브’ 아이템들의 확률을 공개했다.

큐브 아이템을 사용해 총 3개까지 설정할 수 있는 잠재능력 옵션 중 유저들이 가장 보유하고 싶은 ‘보스 몬스터 공격 데미지 증가’ 등 일부 옵션은 최대 2개까지만 설정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이다.

그동안 비공개였던 아이템 확률표에 대해 넥슨이 통 크게 공개하고 나섰지만 정작 이용자들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장비에 동일한 능력치를 최대 2개까지만 부여할 수 있도록 설정됐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용자들은 큐브 아이템을 사용해 보유한 장비에 ‘모든 스킬레벨 증가’를 비롯해 ‘파격 후 무적시간 증가’ ‘몬스터 방어율 무시’ ‘보스 몬스터 공격 시 데미지 증가’ ‘파격 시 일정 확률로 데미지 무시 등 능력치 가운데 3개를 무작위 방식으로 부여할 수 있다.

특히 ’보스 몬스터 공격 시 데미지 증가‘로만 구성된 ’보보보‘는 이용자들이 장비에 가장 장착하고 싶어하는 능력치다. 하지만 넥슨이 이날 공개한 자료에는 동일한 능력치를 2개까지만 부여할 수 있어 3개의 능력치가 요구되는 ’보보보‘는 애시당초 불가능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넥슨 이용자는 “이건 뭐 슬롯머신과 비교해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슬로머신에서 777 숫자 3개가 뜨지 않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일갈했다.

넥슨의 확률형 아이템 조작 논란에 분노하는 것은 국내 이용자에서 해외 이용자에게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 메에플스토리 글로벌 서비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0달러 챌린지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사기도박과 다를 바 없는 메이플스토리 아이템을 구입하기 위해 단 한 푼도 지불하지 않겠다는 불신의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한편 넥슨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이용자들의 반(反) 넥슨 정서를 진화하기 위해 소통의 장을 통해 진정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넥슨은 홈페이지를 통해 이용자들과 간담회를 내달 중에 개최키로 확정했다.

메이플스토리의 강원기 디렉터는 "유저 간담회에서는 유저들의 의견을 대표할 수 있는 분들을 모시고자 한다"라며 "일회성 행사로 그치는 것이 아닌, 정기적으로 변화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문단 역할을 부탁드리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바닥까지 곤두박질 치고 있는 메이플스토리에 더 나아가 기업 신뢰회복을 위한 유저 간담회를 개최키로 결정했지만 한번 돌아선 이용자들의 불신을 예전처럼 회복시킬 수 있을지 미지수여서 이번 간담회가 넥슨 신뢰회복을 위한 구원투수 역할로 자임하기에는 이용자들의 상흔(傷痕)이 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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