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이 '물류의 악몽'인 이유는?
화이자 백신이 '물류의 악몽'인 이유는?
  • 김정은 기자
  • 승인 2020.11.1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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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unsplash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BNT162b2는 지난 9일(현지시간) "임상에서 90% 이상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는 발표를 한 이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 백신을 많은 사람에게 접종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시설과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미국 매체 CBS뉴스는 "물류업계에는 악몽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CBS뉴스 방송화면

화이자가 독일 바이오테크와 공동으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BNT162b2는 미국·남미·남아프리카 등에서 진행된 3상 실험 초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위약 투여 참가자 대비 백신 접종 참가자의 코로나19 감염 예방률이 90% 이상 높으며, 중대한 부작용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화이자 백신은 RNA 방식으로, 백신이 효능을 발휘하려면 영하 70도라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일정 시간 넘게 요구 온도를 벗어나면 결합이 파괴돼, 효능을 발휘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화이자 백신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초저온 저장을 지원하는 트럭과 화물 비행기가 필요한데, 현재 이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화이자는 냉각 능력이 없는 트럭도 BNT162b2을 수송할 수 있도록 백신을 드라이아이스와 함께 완전히 밀폐해 출하 가능한 전용 케이스를 개발했다. 그러나 실제로 수억 명의 사람들에게 백신을 투여해야 하는 의료기관에는 여전히 큰 과제가 남아 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flickr

전문가들이 백신 수송에 따른 문제로 지적하는 것은 아래 6가지다. 

▲화이자 전용 케이스는 1일 2회, 1회 3분까지만 열 수 있다.
▲위 온도 유지 기준을 준수하더라도 유효한 온도 유지 기간은 10일뿐이다. 가령 운송에 4일이 소요된다면 의료기관에 주어지는 시간은 불과 6일이다. 
▲전용 케이스에 포장된 드라이아이스는 위험물로 다뤄져, 비행기 수송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 
▲케이스와 별도로 화이자가 개발한 수송용 컨테이너는 드라이아이스를 보충할 수 있지만, 특별한 형태의 드라이아이스가 필요해, 수백달러의 비용이 든다. 이렇게까지 해도 유효 기간은 5일밖에 연장되지 않는다.
▲병원이 초저온 냉동고를 도입하면 백신은 최대 6개월 저장할 수 있지만 이러한 냉동고를 갖춘 의료기관은 적고, 초저온 냉동고 공급도 부족하다.
▲BNT162b2은 21일 간격으로 2회 접종해야 하므로 충분한 예방 접종을 하려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화이자 대변인은 CBS뉴스의 취재에 "효과적인 백신의 수송 및 보관과 지속적인 온도 모니터링을 지원하기 위한 수송 계획과 도구를 개발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냉장 공급망 전문 MD 로지스틱스(MD Logistics) 사업개발 책임자인 에밀리 거버(Emily Gerbers)는 "백신뿐 아니라 치료제와 항체도 수송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공급망은 성장하면서 적응해 왔지만, 그래도 냉장 공급망 업계가 이 같은 요구에 부응하기란 어렵다"고 언급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ixabay

백신을 직접 의료기관에 전달하기 전에 중앙 냉동창고에 보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를 다루는 JLL에 따르면, BNT162b2를 보관할 수 있는 냉장 시설은 운송시장 전체의 2%에 불과하다. 또 이 분야는 최근까지 주목받지 못했기 때문에 투자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기존 냉장 시설 대부분은 공실률이 5% 미만이다. 

JLL의 메탑 랜드하와(Mehtab Randhawa)는 "화이자의 백신은 아주 특별한 저온 상황을 요구하고 있어, 현 상황에서 대처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세계가 이 같은 백신의 대규모 운송과 냉동 유통 시스템을 경험한 적이 없다. 따라서 백신을 적절하게 관리하고 배포하려면 업계가 하나가 되어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CBS뉴스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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