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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오전 커피 한잔으로 잠을 깨우고 본격적인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커피나 홍차 등에 들어있는 카페인은 명확한 장점과 단점이 존재하고, 커피가 몸에 좋다거나 나쁘다는 연구는 번갈아가며 등장해 우리를 혼란스럽게 한다.  

아니사 모라바(Anisa Morava) 박사가 이끄는 캐나다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 연구팀은 "머리를 맑게 하기 위해 커피를 마시는 대신 가벼운 운동을 하면 부작용 없이 카페인 섭취와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은 아데노신의 활동을 방해해 일시적으로 정신을 맑게 하고 에너지를 얻게 하는 등 긍정적 효과가 있는 반면, 불안감·근육 떨림·수면장애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카페인 중독은 두통·피로감·기분 저하 등 금단 증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에 국내 식약처는 카페인 최대 일일섭취권고량을 성인의 경우 400mg 이하, 임산부는 300mg 이하, 어린이·청소년은 체중 1kg당 2.5mg 이하로 정해 관리하고 있다. 

유산소 운동의 효능에 대해 연구중인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 연구팀은 최근 유산소 운동이 인지 능력의 척도인 '워킹 메모리(작업기억:Working Memory)'를 개선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사이언티픽 리포트(Nature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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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 메모리는 언어 이해·학습·추론의 인지적 활동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일시적으로 저장해 다양한 작업을 완료하는 능력을 의미하며, 학교 및 직장 등 일상생활 속 개인 퍼포먼스에 영향을 주는 능력이다. 워킹 메모리 개선은 카페인 섭취로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연구팀은 카페인 섭취를 유산소 운동으로 대체할 수 있는지 조사했다.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20분 러닝머신 운동(빠른 걸음)'과 '커피 1잔에 해당하는 카페인을 섭취한 경우'로 나눠 각각 워킹 메모리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 

실험 결과, 유산소 운동의 워킹 메모리 향상이 커피 한잔의 카페인 섭취와 동일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커피를 통해 머리를 맑게 하는 대신 유산소 운동을 하면, 커피를 마신 경우와 동일한 정도의 인지 능력 개선과 더불어 유산소 운동의 긍정적 효과도 함께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커피를 자주 마시는 사람은 카페인 중독 증상을 일으키기 쉬운데 이로 인해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카페인과 운동, 그리고 인지 능력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연구팀은 카페인 금단 증상을 겪는 사람에게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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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매일 카페인을 섭취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12시간 동안 카페인 섭취를 중단해 카페인 금단 증상을 일부러 겪도록 했다. 12시간 동안 카페인 섭취를 중단시킨 후 연구실을 방문한 사람들은 피로감·집중력 저하·기분 침체·의욕저하 ·두통 등의 금단 증상을 보고했다. 

이어 연구팀은 카페인 금단 증상을 일으킨 사람들에게 '20분 간 활발하게 걷는' 작업을 수행하도록 했다. 그 결과 흥미롭게도 유산소 운동이 카페인 금단 증상을 줄이고, 특히 피로와 우울감을 개선시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유산소 운동이 워킹 메모리를 개선하고 카페인 금단 증상을 완화시키는 원인에 대한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전에 발표 연구에서는 운동 후 뇌 혈류가 증가하거나, BDNF(뇌유래신경영양인자’)·도파민·아드레날린 등 호르몬의 방출 증가가 인지 능력 향상에 기여할 가능성이 시사되고 있어 기분 개선 역시 이러한 뇌 활동의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 

모라바 교수는 "이번 조사 결과는 산책 등 간단한 운동으로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커피를 줄이고 싶은 사람이라면 유산소 운동으로 카페인 효과를 누리면서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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