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정태섭 기자] 휘어지는 스마트폰과 구부러지는 디스플레이, 그리고 웨어러블 컴퓨터 등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마주하고 있는 인류는 새로운 과학 기술의 사물을 또 한번 경험하게 된다.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며 다이아몬드보다 열전도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그래핀(Graphene)은 수많은 세월 동안 인류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던 연필 속에 거대한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래핀의 발견은 현대 과학 기술의 엄청난 수확이며 IT를 비롯한 사물인터넷(IoT), 그리고 인간의 생활 속에서 활용도가 가장 많은 매력적인 발견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영태 신소재 화학 연구원)

그래핀의 존재는 아주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다. 관련 학자들은 오랜 시간 그래핀을 만들기 위해 연구를 해왔다. 실제로 지난 1962년 과학자들은 연필심이나 흑연을 응용해 극소량의 그래핀을 만들어 관측을 했지만 그 이상 연구의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다 지난 2004년 영국의 콘스탄틴 노보셀로프(Konstantin Novoselov) 박사와 안드레 가임(Andre Geim) 교수가 흑연이 트랜지스터로 얼마나 효율적인지 실험을 하던 과정에서 끈적한 스카치테이프를 이용해 그래핀을 발견했다.

1년이 지난 2005년 9월 콜롬비아 대학의 김필립 교수는 안드레 가임 교수와 동시에 그래핀의 양자홀 효과(Quantum Hall Effect)에 대해 발표했다.

그리고 2010년 가임 교수와 노보셀로프 교수는 2차원 물질인 그래핀을 발견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게 됐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 한 층으로 이뤄진 벌집 형태 구조를 가진 소재를 의미한다. 관련 학자들이 그래핀에 열과하는 이유는 그래핀의 놀라운 성질 때문인데 그래핀의 인장강도는 1020 Gpa인 강철보다 100~300배 정도 강하다.

또 실온에서 그래핀의 열 전도성은 5300 W·m−1·K−1 정도로 다이아몬드보다 전기 전도성이 뛰어나고 유연하며 투명한 성질까지 가지고 있는 게 특징이다.

그래핀의 활용 어디까지 가능한가?

최근 한 언론에서 그래핀을 활용한 뇌 질환 치료법을 개발해 신약 출시를 앞두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전 세계 과학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국내 차세대융합기술원과 서울대 연구팀이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의 결정체를 활용해 퇴행성 뇌 질환 치료가 가능한 신약을 개발했다.

그래핀 결정체가 파킨슨병 원인 단백질의 변성을 막고 이미 변성된 단백질을 복구시켜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의료적인 문제 외에도 그래핀은 많은 나라들이 고민하고 있는 물 부족 현상에도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염분이 많은 바닷물을 그래핀으로 여과막을 만들면 염분은 제거하고 음용이 가능한 물은 걸러낼 수 있다.

과학자들이 오랜 시간을 투자해 연구에 나섰던 그래핀, 사실 그래핀은 독특하거나 희귀한 물질이 아니었다. 우리가 평소 필기를 하던 0.7mm의 아주 작은 흑연에 300만 개의 그래핀 층이 존재했던 것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