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활동이 가속한 전례 없는 수량 급감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인도와 주변 국가 약 6억 명에게 ‘생명의 강’으로 불리는 갠지스강이 1,300년 만에 가장 심각한 가뭄에 직면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갠지스강은 과거 기록과 비교해 유량이 전례 없이 줄어들었으며, 이러한 급격한 감소의 주요 원인은 인간 활동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수위가 낮아진 데 그치지 않고, 가뭄 발생 빈도와 지속 기간까지 늘어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인도 공과대학 간디나가르 캠퍼스와 미국 애리조나대학교 공동연구팀이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PNAS(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나이테와 고대 기후 기록, 최신 수문학 모델을 결합해 지난 1,300년간 갠지스강 유량 변화를 재현했다. 재현된 데이터는 과거 기록된 가뭄과 기근과 대조하며 정확성을 검증했다.
◆ 갠지스강, 수량 급감의 원인은?
연구팀 분석 결과, 1991년부터 2020년까지의 갠지스강 수량 감소는 16세기 기록된 최악의 가뭄보다 무려 76% 더 심각했다. 수위가 낮아진 데 그치지 않고, 가뭄 발생 빈도와 지속 기간 역시 늘어났다.
주요 원인은 여름 몬순 약화다. 자연적인 기후 변화도 일부 영향을 미치지만, 인도양 온난화와 공장, 자동차, 발전소 등에서 배출되는 미세입자가 강수량을 억제하며 수량 감소를 가속화하고 있다.
기존 대부분의 기후 모델은 이러한 심각한 수량 감소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최근 강 수량 급감은 지난 천 년 동안의 기후 변동 범위를 훨씬 넘어섰으며, 대부분의 전 지구 기후 모델이 이를 포착하지 못했다. 여름 몬순 강수량을 결정하는 요인과 인간 활동의 상호작용을 긴급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강의 고갈, 생활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갠지스강은 식수와 농업, 산업뿐 아니라 다양한 생태계의 생명줄 역할을 한다. 수량 급감이 장기화될 경우, 사람들의 일상적인 물 공급과 농작물 생산은 물론 야생동물과 주변 생태계에도 심각한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농업용수 부족으로 식량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생물 다양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팀은 현재 사용되는 기후 모델이 지역적 인간 활동의 영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향후 보다 정밀한 모델 개발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간디나가르 IIT 연구팀의 비말 미슈라(Vimal Mishra) 교수는 "갠지스강 수량 급감은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인간 활동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앞으로 물 부족 사태를 예방하려면 적응적 수자원 관리와 기후 영향을 반영한 지역 맞춤형 전략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