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보틱스의 범용 자율보행 솔루션을 사족보행 로봇에서 테스트 중인 모습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KAIST
유로보틱스의 범용 자율보행 솔루션을 사족보행 로봇에서 테스트 중인 모습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KAIST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KAIST를 중심으로 로봇 창업 열기가 확산하고 있다. 최근 캠퍼스 출신 창업 기업들이 잇따라 투자 유치와 상장에 성공하면서 ‘한국형 로봇의 산실’로 주목받고 있다.

◆ 상장 이어 투자 유치…로봇 창업 성과 가시화

KAIST 오준호 교수가 설립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세계적 휴머노이드 기술력을 앞세워 상장에 성공하며 로봇 산업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어 기계공학과 공경철 교수가 창업한 재활·의료 로봇 전문기업 엔젤로보틱스도 상장에 성공, 연구실 기반 창업의 성과를 입증했다.

푸른로보틱스(2021, 함현철), 위로보틱스(2021, 이연백), 라이온로보틱스(2023, 황보제민 교수), 트라이앵글로보틱스(2023, 최진혁), 유로보틱스(2024, 유병호), 디든로보틱스(2024, 김준하) 등도 사족보행, 협동로봇, 웨어러블, 자율보행 등 다양한 기술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마라톤을 하고 있는 라이온로보틱스의 사족보행 로봇 ‘라이보’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KAIST
마라톤을 하고 있는 라이온로보틱스의 사족보행 로봇 ‘라이보’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KAIST

특히 황보제민 교수가 창업한 라이온로보틱스(Raion Robotics)는 최근 국내 주요 투자사로부터 230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인 사족보행 로봇 ‘라이보(Raibo)’는 강화학습 기반 AI를 탑재해 비정형 지형에서도 안정적인 보행이 가능하다. 최대 8시간 구동이라는 차별적 성능을 갖췄으며, 최근에는 인간과 함께 마라톤 풀코스(42.195km) 완주에 성공해 실제 환경 내구성을 입증했다.

◆ 피지컬 AI로 확장하는 글로벌 비전

유병호 박사가 창업한 유로보틱스(URobotics)는 35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와 15억 원 규모의 딥테크 팁스에 선정되며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어·자율보행 기술을 내재화하고 휴머노이드에 적용해 국방·건설·물류·스마트시티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박해원 교수 연구실에서 출발한 디든로보틱스는 철제 벽과 천장을 오르내리는 특수 자석발 기술을 비롯해 피지컬 AI(Physical AI) 제어 역량을 확보했다. 이 회사는 Pre-A 라운드에서 70억 원 투자를 유치하고, 주요 조선소와 공급 계약을 맺으며 상용화 가능성을 증명했다.

KAIST는 최근 딥테크 스케일업 밸리 사업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국비 105억 원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기업–기술–인재가 선순환하는 로봇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차세대 로봇 허브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해당 사업에는 유로보틱스와 엔젤로보틱스도 참여한다.

배현민 KAIST 창업원장은 "KAIST 출신 연구진들이 도전적 창업을 통해 글로벌 무대에 진출하고 있다"며 "창업원이 적극적으로 지원해 KAIST가 ‘딥테크 창업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KAIST는 교육과 연구를 넘어 창업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혁신의 산실"이라며 "이번 로봇 창업 기업들의 성과는 KAIST가 세계 로봇 산업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중심에 서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도 학문과 산업을 잇는 혁신을 통해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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