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오전 특별검사 사무실에 출석하며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고 밝혔다.
주요 외신들은 김 여사의 첫 공개 소환을 일제히 보도하며, 이번 수사가 전직 대통령 부부 동시 구속이라는 전례 없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 “a nobody”…외신, 발언 상징성과 수사 흐름에 주목
김 여사의 소환은 전직 대통령 배우자가 피의자 신분으로 공식 조사를 받은 드문 사례다. 외신들은 김 여사의 발언을 상징적으로 해석하며, 향후 구속영장 청구 여부와 특검 수사 방향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사건의 본질이 단순한 개인 비리를 넘어, 권력과 법의 관계를 둘러싼 구조적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를 반영하듯 외신들은 김 여사의 짧은 대국민 사과와 특검 소환 과정을 정치적 맥락 안에서 분석했다. 단순한 피의자 조사가 아니라, 윤 전 대통령 재임기와 퇴임 후 상황을 함께 조명하며 ‘전직 권력’을 겨냥한 수사의 상징적 분기점으로 본 것이다.
AP통신은 김 여사의 “협조하겠다”는 발언과 함께, 이번 소환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위기와 맞물려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윤 전 대통령은 여야 간 대치 상황 속에서 돌연 권력 장악 시도를 감행했고, 이는 부인에 대한 수사와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이 있다"고 보도했다.
AFP는 특검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으며, 발부될 경우 전직 대통령과 영부인이 동시에 구속되는 한국 사법사 최초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출석이 김 여사의 형사 사건과 관련한 첫 공개 조사라는 점에 주목하며, 주가 조작과 뇌물 수수 등 폭넓은 의혹이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김 여사의 혐의가 실형이 가능한 중범죄라고 보도하며, 한국 사회에서는 전직 고위 인사들이 유감 표명을 통해 법적 책임을 회피해온 전례가 있지만, 이번 사건은 그 관행을 넘어서는 중대한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 일본 언론도 주목…16건 의혹과 반복 소환 가능성 보도
김건희 여사의 공개 소환은 일본 언론에서도 적잖은 관심을 끌고 있다. 단순한 외신 재보도를 넘어, 일본 주요 매체들은 통일교 연계 의혹, 무속인과의 관계, 주가 조작 등 혐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수사의 파급력을 주목했다. 이는 한일 관계를 둘러싼 민감한 사안들이 여전히 언론의 관심 아래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교도통신은 김 여사가 무속인 '건진법사'와의 관계, 통일교 전 간부로부터 고급 가방을 수수한 의혹, 주가 조작, 공천 개입 등 총 16건의 혐의에 연루돼 있다고 보도했다.
NHK는 김 여사가 복수의 의혹과 관련해 특별검사의 조사를 받고 있다며, “김 씨에 대한 조사는 여러 차례에 걸쳐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10시 23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빌딩 내 특검 사무실에 도착해 조사를 받기 시작했으며, 점심 식사 후 오후 1시 28분부터 재조사가 이어졌다. 특검팀이 수사에 착수한 지 35일 만에 김 여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첫 공개 소환한 것이다.
이번 사건은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형사 절차에 연루된 유례없는 상황으로, 향후 특검의 수사 진행과 사법 판단이 국내외적으로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