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日NTV 뉴스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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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한학자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가 23일 새벽 구속되자 일본 언론들은 즉각 소식을 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통일교 관련 청탁 의혹의 중심으로 지목된 한 총재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제공하고,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을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수천만 원 규모의 금품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한 총재 구속 소식은 한국뿐 아니라 일본 사회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22년 아베 신조 전 총리 피격 사건 이후 일본 사회에 깊은 상흔을 남긴 통일교와 정치권 유착 문제가 다시 주목받는 가운데, 일본 언론은 한국 내 수사 상황과 교리, 일본 통일교에 미칠 파장까지 다각도로 조명하고 있다.

◆ NHK·아사히 등 일본 언론 즉각 보도

NHK는 23일 새벽 속보에서 "한국 특검이 통일교 최고 지도자인 한학자 총재의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이 이를 발부했다"고 전하며, 한 총재가 김건희 여사 사건과 관련해 구속된 상태임을 보도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HK 뉴스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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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 총재가 당시 권성동 의원에게 1억 원을 전달해 교단 지원을 요청한 의혹이 있으며, 신자 집단 입당 의혹도 조사되고 있다고 전했다. 교단 신자 120만 명 명부와 국민의 힘 당원 명부를 비교한 결과 약 12만 명이 두 명부에 모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한 총재가 2019년 일본 오사카 행사에서 자신을 '하나님의 독생녀'이자 '재림 메시아'로 소개하는 새 교리를 제시했다고 전하며, 이는 기존 교리와 충돌해 한국에서 이단으로 간주되는 이유가 된다고 분석했다.

한 총재는 영장실질심사에서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심사에서는 그가 한국 내 통일교 관련 수사와 사건 연루 의혹에 어떻게 대응할지, 법원이 구속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일본 언론은 이를 주목하며, 한 총재가 정치적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 일본, 통일교 사건에 민감…파장 주목

일본에서는 아베 전 총리 피격 사건 이후 통일교에 대한 경계심이 극도로 높다. 당시 범인 야마가미 데쓰야(山上徹也)는 어머니가 통일교에 거액 헌금을 한 뒤 가정이 파탄난 것을 범행 동기로 밝혔다. 사건 이후 자민당 일부 의원과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되며 일본 정치권에 큰 파문이 일었다. 일본 법원은 2024년 통일교의 불법 고액 헌금 모금 등을 이유로 종교법인 해산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일본 통일교 측은 X(트위터)를 통해 "한 총재가 특검에 자진 출석하며 수사에 성실히 협력하고 있다"며, 총재의 고령과 심장 치료 필요성, 도주 및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는 변호단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에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일본 교회는 앞서 7월 한국 본부에 대한 압수수색 때도 "과도하고 부당한 종교 탄압적 조치"라며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한 총재 부재가 교단 약화로 이어질 수 있으나, 재정적 여력은 충분해 치명적 타격이 될지는 불확실하며 일본 통일교에도 일정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이번 사건은 한국 사법 당국의 조치를 넘어 일본 사회에서도 통일교 문제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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