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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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커피의 주성분 카페인은 일부 약물의 효과를 떨어뜨리거나 부작용을 높일 수 있다.

영국 킹스턴대학교 약학 강사 디파 캄달 박사(Deepa Kamdar)는 호주 비영리 학술매체 '더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기고한 글에서 커피와 약물의 상호작용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 감기약 및 독감 치료제

감기약과 독감 치료제에 흔히 포함된 슈도에페드린은 카페인처럼 중추신경 자극 효과를 지닌다. 이들을 함께 복용하면 신경과민, 안절부절못함, 두통, 심박수 증가, 불면 등의 부작용이 심해질 수 있다. 특히 카페인이 첨가된 감기약과 커피를 동시에 섭취하면 위험이 더 커진다. 혈당과 체온 상승도 보고돼 당뇨병 환자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또한 ADHD 치료제인 암페타민, 천식 치료제인 테오필린처럼 카페인과 구조가 유사한 약물도 주의 대상이다. 이들과 커피를 함께 복용하면 심장 두근거림이나 수면 장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2. 갑상선 호르몬제

갑상선 기능 저하증 치료제인 레보티록신은 복용 시점이 매우 중요한 약물이다. 복용 직후 커피를 마시면 흡수율이 최대 50%까지 떨어질 수 있다. 카페인이 장의 연동 운동을 촉진해 흡수 시간을 단축시키거나, 위에서 약물과 결합해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골다공증 치료제인 비스포스포네이트 역시 공복 상태에서 복용해야 하며, 커피와 함께 섭취하면 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

3. 항우울제 및 항정신병 약물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인 설트랄린이나 시탈로프람은 커피와 함께 복용할 경우 위에서 약물 흡수가 저해돼 효과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삼환계 항우울제(TCA)인 아미트립틸린, 이미프라민, 조현병 치료제인 클로자핀은 간 효소 CYP1A2에 의해 분해된다. 이 효소는 카페인 대사도 담당하기 때문에, 약물과 카페인이 동시에 작용하면 효소를 놓고 경쟁하게 된다. 

그 결과 약물의 혈중 농도가 높아지고, 카페인 배출이 늦어져 신경 과민이나 흥분 상태가 오래 지속될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커피 2~3잔이 클로자핀의 혈중 농도를 최대 97%까지 높여 졸음, 혼란, 심각한 부작용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4. 진통제

일부 진통제에는 흡수를 빠르게 하고 진통 효과를 높이기 위해 카페인이 첨가돼 있다. 하지만 커피 등 다른 카페인 공급원과 함께 복용하면 위 자극이 심해져 위염이나 출혈 위험이 커질 수 있다.

5. 심장병 치료제

카페인은 일시적으로 혈압과 심박수를 높이는 작용을 한다. 고혈압이나 부정맥 치료제를 복용 중인 경우, 카페인이 약물의 효과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 반드시 커피를 끊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증상을 살피며 섭취량을 조절하거나 디카페인으로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 커피와 약물 상호작용을 피하려면? 

디파 캄달 박사는 카페인이 약물 효과를 떨어뜨리거나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도록 다음과 같은 점들을 조언했다.

※레보티록신이나 비스포스포네이트는 반드시 공복에 물과 함께 복용하고, 커피나 아침 식사는 최소 30~60분 뒤에 한다.

※감기약, 독감 치료제, ADHD 치료제, 천식 치료제와는 커피를 함께 복용하지 않는다.

※항우울제, 항정신병 약물, 심혈관 약물을 복용 중이라면 카페인 섭취 습관을 의사와 상담한다.

※불면, 심계항진, 안절부절못함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카페인 섭취를 줄이거나 디카페인으로 바꿔본다.

카페인 대사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몸의 반응을 잘 살피고 이상이 느껴지면 약사나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과 커피의 상호작용이 불확실할 경우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부작용이나 약효 저하를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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