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E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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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지구 근처를 지나가는 근거리 소행성만 약 1만6000개에 달하고, 잠재적 충돌 위험이 있는 소행성은 지금까지 1400여개 정도가 발견됐다. 

소행성 충돌은 2013년 2월 러시아 첼랴빈스크 지역에 대략 20m 직경의 소행성이 낙하해 주민 1500여명이 부상을 입은 사건 이후 한층 관심을 끌었다. 소행성과의 충돌은 막대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NASA와 유럽우주국(ESA) 등은 지구에 접근하는 천체를 관측하고 충돌 위험을 조사하고 있다. 

특히, 2004년 발견된 직경 약 335m의 소행성 '아포피스(Apophis)'는 꾸준히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2029년 4월 13일이면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지구에 근접할 것으로 추정된다. 

소행성 '아포피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ESA
소행성 '아포피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ESA

이런 가운데 캐나다 웨스턴대 천문학자인 폴 비거트 교수팀이 소행성 아포피스와 지구의 충돌 가능성을 재분석한 최신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행성 과학 저널'(The Planetary Science Journal)에 게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The Planetary Science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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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신화에 등장하는 파괴의 신 이름을 딴 '아포피스'는 2004년 발견되자마자 잠재적 위협 소행성(PHA) 목록 1위에 올랐고, 그 이후 20여 년간 유럽우주기구(ESA) '충돌 위험 목록'과 NASA '센트리 위험표' 최상위에 자리했다.

그 후 지구 접근 궤도 분석을 통해 NASA가 2021년 "향후 100년간 아포피스가 지구와 충돌할 일은 없다"고 예측하면서 충돌 위험 소행성 리스트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아포피스와 같은 초대형 소행성은 더 작은 소행성과의 충돌로 진로가 달라질 수 있어, 천문학자들은 이전부터 2029년까지 아포피스가 그런 시나리오로 지구와의 충돌 코스에 돌입할 위험성도 부정할 수 없다고 경고해왔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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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아포피스가 지구와 충돌한다면 그 에너지는 TNT 화약으로 환산해 1000메가톤분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핵무기 수십발~수백발에 상당하는 위력으로 막대한 충격이 예상된다. 

폴 비거트 교수팀은 2024년 3월 발표한 논문에서 태양계에 있는 알려진 소행성 130만 개의 모든 궤도를 정확히 계산해 지금까지 발견된 소행성과 아포피스가 충돌해 지구로 향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라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같은 해 8월에 발표한 새로운 연구에서 미지의 소행성과 아포피스의 충돌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미발견 천체가 아포피스 궤도를 바꾸어 충돌 코스에 돌입할 가능성을 '제로'라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 결과에 따르면 미지의 소행성이 현재 경로에서 벗어나 2029년까지 아포피스에 충돌할 가능성은 100만분의 1 미만으로 확인됐다. 또 이는 '궤도가 바뀔 가능성'으로 지구에 가까워질지 멀어질지는 특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충돌 위험은 극히 낮다고 볼 수 있다. 

소행성 디모포스와 무인우주선 충돌 실험(2022.09)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SA 
소행성 디모포스와 무인우주선 충돌 실험(2022.09)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SA 

다만 아포피스가 기존 궤도 예측에서 벗어나지 않는지 확인하려면 2027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아포피스 궤도가 태양에 아주 가까워 관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2027년 아포피스가 지구 충돌 코스에 돌입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2029년 접근까지 소행성의 궤도를 바꾸는 'DART*'와 같은 미션을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DART(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

NASA 행성방위조정국(PDCO)이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지구와 소행성 충돌 예방을 위해 지구 접근 천체에 무인우주선을 충돌시켜 궤도를 바꾸는 것이 목표다. 2022년 9월 DART 우주선이 잠재적으로 지구를 위협할 후보로 거론되는 소행성 디모포스와 충돌하는 데 성공했다. 첫 실험인 만큼 변경 궤도가 크지 않고 적은 에너지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목표를 정해 어느 정도 성공이 담보된 도전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훨씬 큰 궤도를 도는 소행성을 목표를 했을 때 실제로 지구를 방어할 수 있을지, 또 지구에 접근하는 모든 소행성을 궤도 수정이 충분히 가능한 단계에서 발견하기는 불가능해 낙관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 

비거트 교수는 "DART 미션이 아포피스를 안전한 궤도로 되돌릴 가능성도 있지만, 그것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실제로 성공할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어려운 일이지만 과학지들은 궤도 수정을 위한 더 효과적 선택지를 열심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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