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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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의 봉쇄조치(Lock-Down)로 청소년의 뇌에 비정상적인 조기 성숙 현상이 나타났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논문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P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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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세계 각국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외출금지령 및 학교폐쇄 등의 봉쇄를 실시했다. 이로 인한 혼란이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지금까지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의외로 봉쇄로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느낀 것으로 밝혀졌다. 

감정·행동·사회성이 현저하게 발달하는 시기인 사춘기 청소년도 봉쇄로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그 한편으로 봉쇄로 사회적 교류가 현저하게 제한되었기 때문에 상호 관계를 중요시하는 젊은 여성들이 불안·우울증·스트레스를 경험한 사실도 확인됐다. 

미국 워싱턴대 학습·뇌과학 연구소(I-LABS) 퍼트리샤 쿨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봉쇄 시기를 경험한 청소년의 뇌 성숙도를 대뇌피질의 두께 감소로 측정했다. 

대뇌피질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얇아지며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경험하거나 곤경에 처하면 그 속도가 가속화된다. 대뇌피질이 얇아지면 불안·우울증 등 신경정신질환 및 행동 장애의 발병 위험이 상승하는데, 특히 청소년에게 발현되는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로 2018년부터 9~17세 청소년의 뇌 구조 변화를 조사했다. 당초 2020년 조사를 종료할 예정이었지만 같은 해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조사는 2021년까지 이어졌다. 이를 통해 팬데믹 전후로 청소년 뇌 구조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뇌 스캔 데이터를 통해 청소년 시기 대뇌피질이 정상적으로 얇아지는 속도를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이후 2021년 수집한 뇌 스캔 데이터와 비교해 뇌 성숙이 정상적으로 진행됐는지 판단했다. 

분석 결과, 놀랍게도 봉쇄 전과 비교해 남성은 평균 1.4년, 여성은 평균 4.2년이나 뇌 성숙이 가속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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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성숙의 가속, 즉 뇌의 노화는 특히 여성에서 현저하게 나타났고, 좌뇌와 우뇌 전체적으로 대뇌피질이 얇아졌다. 반면 남성은 시각 피질 주변에만 대뇌피질이 얇아졌다. 

연구를 이끈 쿨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우리의 생활, 특히 10대 청소년에게 큰 변화를 가져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학생에게 특히 현저한 뇌 노화가 나타난 것은 여성과 남성의 사회적 상호작용 차이 때문일 수 있다. 청소년 시기 여성은 남성에 비해 친구와의 친밀한 관계나 감정 및 대화 공유에 의지하는 경향이 높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대뇌피질이 이전 두께로 돌아오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다만 사회적 교류가 정상화됨에 따라 대뇌피질이 얇아지는 속도가 완만해져 얼마간 회복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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