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일본에서 치사율이 30%에 달하는 '연쇄상구균 독성 쇼크 증후군'(STSS)이 빠르게 늘고 있다. 엔저로 일본으로 향하는 여행객이 크게 증가한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당부도 나온다.
최근 요미우리 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는 6월 2일 기준 STSS 발생 건수가 977명에 달해 전년 대비 2.8배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는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99년 이후 최다를 기록한 지난해 연간 941명을 이미 뛰어넘은 수치다. 불과 5개월 만에 역대 최다를 기록하면서 현지에서도 유행 확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다.
◆ 연쇄상구균 독성 쇼크 증후군(STSS)이란?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STSS는 주로 소아 급성 인두염 등의 원인이 되는 A군 연쇄상구균이 감염 후 드물게 중증화되는 경우 발병한다.
STSS는 약 30%의 높은 치사율을 보인다.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에 따르면 작년 7월부터 12월 중순까지 보고된 50세 미만 환자 65명을 조사한 결과, 21명이 사망했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A군 연쇄상구균 감염 시 가벼운 호흡기 증상 후 회복된다. 다만, 고령 등 면역력이 낮은 경우 감염 시 목이 붓고 고열 및 통증 등 감기와 유사한 초기 증상이 갑자기 나타난다.
감기라고 생각해 2~3일 경과하는 동안 팔다리가 붓거나 통증이 나타나면서 증상은 급속히 악화된다. 수십 시간 이내에 피부 아래 근막까지 퍼져 괴사를 수반하기 때문에 A군 연쇄상구균을 '식인 박테리아'라고 부르기도 한다.
심한 경우 다발성 부전 및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아래는 STSS로 발전한 70대 여성의 다리다. 부어오르고 붉게 변색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STSS로 고령자가 48시간 안에 사망한 사례도 나왔다.
◆ 긁힌 상처 등을 통해 감염...청결한 상처 관리가 최선
STSS는 주로 손과 발의 긁히거나 물린 상처 등을 통해 감염된다. 감염 방지 대책은 철저한 소독 등 상처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발병 메커니즘이나 일본에서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현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느슨해진 방역 대책과 입국 규제 완화로 늘어난 해외 관광객 등이 이유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A군 연쇄상구균운 백신이 없어 일본 여행 시 감염 예방 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작은 상처로 쉽게 감염되기 때문에 상처를 청결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기쿠치 겐 도쿄여자의대 감염증과 교수는 "STSS 환자는 65세 이상의 노인이 대부분이다. 신발에 쓸려 생기는 다리의 작은 상처나 무좀 등에 균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일본에서 보고된 환자 941명 가운데 60세 이상이 70%를 차지했다. 의료기관에서 진찰해도 조기 진단이 어렵고, 증상 경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초기 단계에서 항생제를 투여하면 치료할 수 있지만 진행되면 감염 부위의 절단이 필요할 수 있다.
기쿠치 교수는"손발의 작은 상처를 방치하지 않고 치료하는 것이 예방으로 연결된다. 의식이 분명하지 않고 피부에 붉은 발진이 나타나는 등 감기와 다른 증상이 나타나면 망설이지 않고 구급차를 부르는 것이 좋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