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자동차와 철도 등 교통 소음은 인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야생동물에게도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건강 피해를 주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교통 소음은 새의 성장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알 부화 가능성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소음이 동물 발달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는 이전부터 존재했다. 지난 연구를 통해 과도한 소음은 번식 중인 새의 둥지 만들기와 육아에 악영향을 미치며, 새들 간 의사소통을 방해한다는 사실 등이 밝혀졌다.
하지만 새들이 새끼 시점부터 소음을 고통스럽게 느끼는지, 소음이 새들의 서식환경이나 육아에 어떤 혼란을 초래하는지는 불분명했다.
이에 호주 디킨대학교(Deakin University) 행동 생태학자인 밀렌 마리에트(Mylene Mariette) 교수 연구팀은 애완용으로 많이 기르는 '금화조(zebra finches)'를 이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우선 연구팀은 부화 전 알에 5일 연속으로 밤마다 몇 시간에 걸쳐 65dB(데시벨)의 교통 소음을 들려주었다. 그리고 알이 부화해 새끼가 태어나면 밤마다 약 4시간, 최대 13일간에 걸쳐 같은 소리를 들려주었다. 어미 새는 교통 소음에 노출되지 않았다.
실험 결과, 평균 크기의 알이 교통 소음에 노출되면 부화 가능성은 19%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큰 알이 부화가 쉬운 편임에도 교통 소음에 노출되면 일반적인 작은 알보다 부화가 어려워지는 변화도 관찰됐다.
새끼 성장 과정에 교통 소음을 들려준 경우 발달상의 차이가 나타났다. 소음에 노출된 새끼는 크기가 10% 이상 작고 체중은 15% 이상 가벼웠으며, 적혈구 농도가 낮았다.
또 부화 직전부터 부화 후 며칠간 교통 소음에 노출된 악영향은 상당히 오랜 시간 이어졌다. 새끼가 성장해 4년 후 번식 시점이 되면 생후 초기에 교통 소음을 들은 새는 다른 새의 절반 이하의 새끼를 낳았다.
마리에트 교수는 "소음은 새의 발육에 예상보다 더 심각하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네덜란드 라이덴대 한스 슬러베콘 교수는 "소음의 영향은 새뿐만이 아니라 인간에게도 해당된다"며 "이는 도시 지역이나 고속도로변에서 번식하는 새들의 음향 환경을 더 잘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