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Flikr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Flikr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혈관에 기생해 간에까지 병변을 일으키는 일본주혈흡충이나 에키노코카스속 조충류 유충이 원인인 포충증 등 기생충에 의한 건강 피해의 종류는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신경낭미충증(Neurocysticercosis, NCC)은 뇌에 유구조충(Taenia solium·갈고리촌충)이 기생하면서 생기는 무서운 병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디 애틀랜틱(The Atlantic)이 NCC에 대해 해설했다.  

중추 신경계, 특히 뇌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낭미충증은 구체적으로 돼지 촌충인 유구조충의 유충 형태에 의해 발생하는 기생충 감염이다. 

신경낭미충증을 일으키는 유구조충은 보통 돼지나 멧돼지에 기생하고 있으며, 돼지고기를 충분히 가열하지 않은 상태에서 먹으면 유구조충의 알이 인간에게 흡수된다. 인간 장내에서 부화한 알은 유충으로서 본래 숙주인 돼지나 멧돼지의 근육을 찾아 체내를 기어다니게 된다. 

결국, 유구조충의 유충은 인간의 뇌에 도달하고 그곳에서 석회 낭포에 몸을 감싸고 성충이 될 때를 기다린다. 그러나 인간은 유구조충의 적절한 숙주가 아니기 때문에 유구조충은 성충이 될 수 없고 석회화된 낭포만 남기고 사멸하게 된다. 

유구조충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Wikipedia 
유구조충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Wikipedia 

뇌에 낭포가 남겨지면 ▲두통 ▲뇌전증 발작 ▲실명 ▲수막염 ▲치매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미국 에모리대학의 감염병 전문의인 보그마 카비센 티탄지 박사는 "이러한 문제가 표면화되기까지 수년에서 수십 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한다. 

성인 뇌전증 발작의 가장 일반적인 요인은 신경낭미충증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에 따르면 지금까지 세계에서 수천만 명의 사람들이 신경낭미충증에 감염됐으며, 환자 대부분이 라틴 아메리카와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동아시아, 인도에 집중되어 있다.  

한편,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신경낭미충증 발병이 상당히 드물고, 발병 사례 대부분은 여행 및 이민과 관련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에모리 대학 라일라 워크 콜번 박사는 "NCC는 빈곤과 관련된 병이다"라고 말했다. 

또 의료기술이 앞선 선진국에서는 CT 스캔을 통한 조기 발견도 가능하다. 이들 국가에서는 일반적으로 두통이나 뇌전증 발작을 호소해 내원하는 환자에 대해 의사가 우선 신경낭미충증을 의심하도록 매뉴얼화되어 있다. 

신경낭미충증은 프라지콴텔이나 알벤다졸과 같은 일반적인 구충제로도 치료가 가능하며, 조기 치료에 성공하면 후유증이 남을 우려가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발견이 늦으면 치료에 성공해도 인지 장애가 남을 수 있다.

매체는 "신경낭미충증은 제대로 된 손 씻기의 습관화만으로 쉽게 막을 수 있다"며 "불완전 조리 형태의 돼지고기 섭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