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우 비대위원장 “의료 현장 이탈 전공의 자기 몸 태워 공양한 등신불”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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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정부의 이번 의대정원 증원 이슈가 4.10 총선 등 정치일정에 따른 정쟁의 도루고 이용되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 개탄을 금치 못하며 의대정원 증원 문제는 정쟁의 대상이 아닌 우수한 의료제도와 의료시스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존망이 걸린 중대 사안임을 정부는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3일 전국의사총궐기대회 박인숙 대한의사협회 비대위 대외협력위원회 위원장 결의문 중 일부 발췌)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를 놓고 거세게 반발해온 의사들이 3일 당초 예고했던 대로 서울 여의도에서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 저지를 위한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날 열린 집회에는 집단파업에 나선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를 비롯해 개원의, 그리고 의대생들까지 4만 명 규모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의사들은 정부의 졸속 의대정원 증원 추진과 불합리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에 강력히 반대하며 정부가 의사의 노력을 무시하고 탄압하려 한다면 강력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비대위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전공의들의 의료 현장 이탈을 중생을 구하기 위해 자기 몸을 태워 공양한 등신불에 비유했다.

김 위원장은 “중생을 구하기 위해 자기 몸을 태워 공양한 등신불처럼 정부가 의료 체계에 덧씌운 억압의 굴레에 항거하고 의료 노예 삶이 아닌 진정한 의료 주체로서 살아가기 위해 분연히 떨쳐 일어난 전공의의 결정을 지지하고 정부 탄압으로부터 이들을 지켜내기 위해 우리는 함께 모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대화를 말하면서 정원 조정은 불가하다는 이중성과 28차례 정책 협의 사실을 주장하다 느닷없이 대표성을 문제 삼는 등 말 그대로 의사를 우롱하고 있다.”면서 “전공의와 비상대첵위원회 누구도 의료의 파국을 조장하거나 원하지 않으며 정부의 무모한 정책 추진이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앗는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올해로 25년차에 접어든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은 “역설적으로 전공의가 자리를 비우자 경증 환자의 응급실 이용이 줄며 응급의료체계가 개선되고 있다.”며 “의료는 질의 문제지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지금 우리는 눈으로 목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형민 회장은 또 “정부는 의대생과 전공의, 그리고 의료계에 대한 탄압을 즉각 중단하고 우리 의료계를 진정한 대화와 협력의 동반자로 생각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집회에는 퍼포먼스로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주제곡과 가수 양희은의 곡 ‘상록수’ 공연이 진행되기도 했다. 의협은 두 곡이 정부에 대응하는 의사들의 투쟁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명하 비대위 조직위원장과 주수호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박인숙 비대위 대외협력위원장의 결의문 낭독에는 집회 참가자들의 구호제창 목소리도 커졌다. 참가자들은 “정부는 의료비 폭증을 불러올 수 있는 의대정원 증원 문제를 원점에서 재논의하라”, “정부는 의대교육의 질 저하와 의학교육의 부실화를 초래할 수 있는 의대정원 2천명 증원 졸속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등의 발언에 맞춰 열띤 호응과 함성을 보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의료계의 준법 집회는 보장하겠지만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일부 언론에서 제기됐던 ‘제약회사 영업사원 집회 참석 강요 의혹’ 역시 엄정하게 대응키로 했다.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을 대상으로 총궐기대회 참석을 강요했다는 일부 언론의 의혹 보도에 대해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사실무근임을 재차 밝혔다.

주 위원장은 사전 브리핑을 열고 “비대위나 16개 시도의사회, 시군구의사회, 직역단체에서 동원 요구를 한 적도 시도한 적도 없다.”며 “제약사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온 건지 강요에 의한 건지도 확인된 바 없는 만큼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보도는 신중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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