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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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영화나 애니메이션 속에서 만취한 사람이 딸꾹질을 하며 집에 들어오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다. 실제로 가벼운 음주 중에도 딸꾹질이 멈추지 않아 난감한 경우를 마주하기도 한다. 

왜 술을 마시면 딸꾹질이 나오는지 과학매체 '라이브 사이언스'(Live Science)가 해설했다. 

술과 딸꾹질의 연관성을 시사하는 임상 사례 보고는 다수 있지만,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알코올 남용 및 중독 연구소(NIAAA)의 조지 쿱(George F. Koob) 소장은 "술과 딸꾹질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구체적으로 조사한 연구는 찾을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알코올이 딸꾹질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에 대한 가설은 몇 가지 존재한다. 그중 하나가 알코올의 성분인 에탄올에 의해 체내 신경 신호가 교란되면서 딸꾹질을 일으킨다는 가설이다.

딸꾹질을 할 때 발생하는 특징적인 소리는 수축·이완되어 호흡을 돕는 횡격막이 의도치 않게 경련을 일으켜 성문이 빠르게 닫히면서 발생한다. 다른 근육과 마찬가지로 횡격막은 신경 신호를 받아 움직이는데 에탄올이 이 신호 전달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쿱 소장은 "알코올이 호흡기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기존 논문은 알코올이 신경세포와 근섬유 간 의사소통에 영향을 줌으로써 상기도와 횡격막 근육의 정상적인 기능을 해치고, 이것이 딸꾹질의 원인이 된다는 가설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령 알코올이 쥐의 횡격막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연구에서는 횡격막 신경과 근육 간 신호 전달이 에탄올의 방해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Alcohol and Alcohol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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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취하면 딸꾹질이 나는 현상은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는 '위식도역류증'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알코올은 식도와 위를 분리하는 링 모양의 근육인 하부식도괄약근을 이완시켜 위 내용물이 역류할 가능성이 있다.

쿱 소장은 "알코올 자체와 딸꾹질 사이의 직접적인 관계는 명확하지 않지만, 딸꾹질은 위식도 역류증이 있는 사람에게서 자주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앞서 위식도역류증 환자의 최대 10%가 반복적으로 딸꾹질 발작을 겪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고, 2018년 의학 저널 '알코올과 알코올 중독'(Alcohol and Alcoholism)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알코올 섭취량에 비례해 위식도역류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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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딸꾹질은 위식도역류증뿐만 아니라 신경장애·간질환·췌장질환이 있는 사람에게서도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알코올은 여러 질환의 주요 원인인 만큼, 과도한 음주로 인한 질병을 개선하는 것도 딸꾹질 증상의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쿱 소장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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