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Unsplash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Unsplash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맥주나 소주를 마시면 괜찮은데, 유독 레드와인을 마시면 두통이 생긴다는 사람이 있다. 

레드와인 섭취로 두통이 일어나는 이유를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레드와인에 포함된 항산화물질인 '퀘르세틴(quercetin)'이 알코올의 적절한 대사를 방해하고 두통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 앤드루 워터하우스 교수팀은 논문을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Scientific Reports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Scientific Reports

퀘르세틴은 포도를 비롯한 다양한 과일과 채소에 함유된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플라바놀 성분의 하나다. 건강에 좋은 항산화 물질로 알려져 관련 보충제 등도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그런데 항산화물질 퀘르세틴은 알코올과 함께 섭취하게 되면 체내에서 '퀘르세틴 글루쿠로니드(quercetin glucuronide)'라고 불리는 물질이 생기고 이것이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제2 알데히드탈수소효소'의 작용을 저해하게 된다. 아세트알데히드가 분해되지 않고 체내에 축적되면 안면홍조·두통·메스꺼움을 일으킨다. 

다양한 물질을 조사한 결과, 연구팀은 퀘르세틴 글루쿠로니드와 관련된 물질이 제2 알데히드탈수소효소의 작용을 가장 저해하는 물질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퀘르세틴은 다양한 와인에 포함되어 있으며, 레드와인의 퀘르세틴 함유량이 화이트와인의 퀘르세틴 함유량보다 많다는 선행연구도 보고된 바 있다. 레드와인도 종류마다 함유량이 달라 생산과정에서 포도송이를 햇빛에 많이 노출시킨 것일수록 함유량이 많고, 숙성과정이나 제조공정에 따라서도 차이가 생긴다.

공동 저자인 모리스 레빈 박사는 "'레드와인 두통은 수천 년 된 미스터리 중 하나"라며 "퀘르세틴을 일정량 포함한 와인을 감수성이 높은 사람이 섭취하면 두통이 발생하는 원리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연구팀은 레드와인으로 인한 두통의 원인은 아직 불분명한 부분이 있고, 두통에 취약한 사람과 취약하지 않은 사람의 차이 등 보다 명확한 과학적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