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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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최근 손바닥 결제(pay-by-palm) 시스템을 산하 유기농 식료품 체인 홀푸드마켓의 미국 500여개 매장으로 확대 도입한다고 밝혔다.

생체인식 결제 시스템 '아마존 원(Amazon One)'은 손바닥으로 신원을 식별해 결제를 마칠 수 있는 인증 솔루션이다. 카메라 센서 위 일정 거리를 두고 손바닥을 두면, 손바닥 정보를 인식한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아마존은 손바닥 결제 기능에 연령 확인 기능을 추가한 바 있다. 

 

◆ '아마존 원' 美 도입 매장 이미 400개 이상 

고객들은 번거롭게 실물카드나 휴대폰을 꺼낼 필요가 없다. 아마존 원은 기존 지문 인식과는 달리 '비접촉식'이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컴퓨터 비전'과 같은 첨단기술을 통해 사람마다 다른 손바닥 주름과 정맥의 형태 등을 측정해 인증이 진행된다. 인증이 끝나면 신용카드 정보가 등록된 아마존 계정을 통해 정산된다.  

최대 장점은 바로 ‘속도’다. 일반 신용카드는 1회 승인에 3~4초 정도 걸리는 반면 아마존 원은 최대 1초 ​​정도면 끝이 난다. 정산 시간의 단축은 소매점의 최대 과제 가운데 하나다. 매장의 혼잡은 고객 만족도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아마존 원 시스템은 이미 ▲ 캘리포니아·뉴욕·텍사스주 200여 개 홀푸드마켓(2017년 아마존이 인수) ▲직영 편의점 아마존 고 ▲직영 식품 슈퍼 아마존 프레시 등 일부 매장에 도입됐다. 아마존은 시스템 외부 판매도 진행하고 있어 미국 내 도입 매장·시설은 총 400개 이상에 달한다. 지금까지 본인 인증 및 결제, 시설 입장 등의 용도로 300만 회 이상 이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아마존 원 결제 시스템을 올해 내로 홀푸드마켓 500여개 전 점포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마존이 손바닥 기반의 생체인식 결제 기술을 개발 중이라는 사실은 2020년 초에 드러났다. 미국 특허상표청(PTO)이 아마존이 신청한 특허 내용을 공개하면서다. 아래 이미지가 아마존이 당시 신청한 관련 특허 내용으로, 손바닥으로 얻은 생체정보의 분석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미국 특허상표청(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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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원 이용을 위해서 고객은 우선 신용카드 또는 체크카드, 아마존 계정, 휴대폰 번호를 사용해 온라인으로 사전 등록한다. 여기에 걸리는 시간은 약 1분. 다음으로 매장을 방문에 단말기에 손바닥을 대면 몇 초 만에 등록이 끝난다. 사전등록 없이 바로 매장에서 등록할 수도 있다.

이렇게 등록을 마쳤다면, 물건을 고르고 계산대에서 1초 정도 손을 대면 결제가 완료된다. 고객의 아마존 계정과 아마존 원 아이디를 연결하면 멤버십 프로그램 프라임(Prime)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 확대되는 아마존 결제 생태계...'B2B SaaS' 시장 노려

아마존은 자사의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한 결제 시스템의 기본 구성요소를 타사 시스템으로 확대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수요도 점차 늘고 있다. 아마존 원은 지금까지 미국 외식업체 파네라브래드, 스타벅스 일부 점포, 공항 내 점포와 스타디움, 콘서트장 등에서 일부 도입됐다.

결제 외에도 회원 프로그램의 본인 인증, 주류 판매 시 연령 확인 등 용도도 다양하다. 입·퇴실 확인에도 이용할 수 있어, 향후 헬스장이나 병원 등에도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아마존 원 프로젝트를 초기부터 이끈 딜립 쿠마르 AWS 애플리케이션 부사장은 아마존 원의 비즈니스 모델로 소매점 대상의 서브스크립션(정액 과금) 방식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SaaS(Software as a Service)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간 거래 SaaS는 인증·결제·포인트(혜택)·연령 확인 등 다양한 형태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 보안 우려가 도입 걸림돌 

WSJ는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아마존 원의 도입 장벽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마존 원은 2021년 콜로라도주 덴버의 레드록스 공원 야외극장에 도입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디지털 권리 옹호단체 '파이팅 포 더 퓨처'(Fighting for the future)가 생체정보 보안 우려 등을 지적하며 중단을 촉구하는 반대 운동을 벌였다. 이후 수십 개 단체와 300명 이상의 뮤지션·아티스트 등이 이에 동참했다.

아마존에 따르면 손바닥 데이터는 단말에 저장하지 않고 암호화 처리 후 회사 클라우드 시스템에 보관한다. 구체적으로 암호화된 추출 데이터만을 독자적인 포맷으로 송신하고 있다. 가령 이 정보를 해커가 입수한다고 해도 손바닥 이미지 재현은 불가능하며, 데이터는 신용카드 정보 등을 관리하는 아마존의 견고한 시스템으로 보호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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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고객은 언제든 생체정보를 삭제할 수 있고, 아마존 원 도입 매장이라도 기존 방식의 쇼핑과 현금·카드 결제가 가능하다. 아마존은 도입 초기 고객 거부감을 우려해 안전성을 강조하는 한편, 이용 여부를 고객 의사에 전적으로 맡기고 있다. 

생체 특성을 보안시스템에 활용하는 생체인식은 관련 기술의 발달과 모바일 생태계 확장 속에 앞으로 본격적인 확대가 기대되는 분야다. 하지만 여전히 생체인식 결제로 인한 해킹 정보 유출 우려나 고객들의 생체인증 방식에 대한 거부감이 큰 편인 만큼, 아마존이 이를 극복하고 생체인식 결제 시대를 성큼 앞당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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