뭄바이 애플 직영점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Apple 
뭄바이 애플 직영점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Apple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인도의 세계 1위 인구와 성장 잠재력에 주목한 애플의 적극적 투자와 노력이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아이폰 판매량에서 인도가 상위 5위 시장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리며, 생산거점과 동시에 판매 요충지로 자리매김했다. 

애플은 중저가폰 중심인 인도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1.5배 성장하며 미국을 누르고 세계 2위 규모로 올라섰다. 올해는 약 10% 성장해 수요는 1억7500만대로 예상된다. 

◆ 애플 주요 고객으로 부상한 인도 

홍콩 조사회사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도한 CNBC 기사에 따르면 2023년 2분기(4~6월) 인도의 아이폰 판매량은 전체 아이폰 판매량의 약 4%를 기록했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 점유율도 전년 동기 3.4%에서 5.1%로 급성장했다. 

아직 파이는 작지만 긍정적 시그널은 충분하다. 올해 2분기 인도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0% 급증했고, 독일과 프랑스를 제치고 미국·중국·일본·영국에 이은 판매 상위 5개 시장으로 올라섰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인도가 아이폰 판매 상위 5위로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은 중산층 확대와 함께 외적인 팽창을 거듭할 인도에 이른바 '올인'하는 모습이다. 팀 쿡 애플 CEO는 앞선 결산 설명회에서 2023년 1분기(1~3월) 인도 사업이 분기 최고를 경신했으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그동안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샤오미 등 중국 업체의 중저가 안드로이드폰 판매가 중심이었다. 하지만 중산층이 계속 늘고 있는 인도는 최근 들어 프리미엄 스마트폰 모델로의 이행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쿡 CEO는 인도가 향후 애플의 지속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인도 직영점(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4월 18일에는 인도 최대 도시 뭄바이에 첫 오프라인 매장(Apple BKC)을 오픈했고, 20일에는 뉴델리에 2호점(Apple Saket)을 열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ABC News 화면 캡처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ABC News 화면 캡처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프리미엄폰(400달러 이상)이 스마트폰 전체 출하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19년 기준 4%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0%까지 늘어났다. 이 가격대의 매출은 인도 스마트폰 전체 매출의 35%를 차지한다. 

◆ 잠재력 무궁무진 인도, 제2의 중국될까?

애플은 인도 공급망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인 대만 폭스콘(홍하이정밀공업)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의 생산 확대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애플 주력 제품인 아이폰은 세계 출하량의 70%를 폭스콘이 담당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폭스콘은 현재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첸나이 근교 공장에서 아이폰을 연간 600만대 조립하고 있다. 2024년까지 생산량을 2000만대로 끌어올리고 직원 수를 3배인 10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인도 남부 방갈로르에 7억 달러를 투자해 아이폰 부품 신규 공장도 건설 중이다. 이는 폭스콘 단일 투자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미국 증권가도 애플의 인도 시장 공략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인도가 향후 5년간 애플 수익 성장의 15%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인도 시장에서 향후 10년간 7배 성장해 매출 400억달러를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3년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판매 점유율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Counterpoint
2023년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판매 점유율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Counterpoint

올해 인도는 중국을 제치고 최대 인구를 가진 나라로 떠올랐고 이동통신망 발전 속도도 상대적으로 늦어 성장 잠재력도 높다. 인도를 비롯해 그동안 핵심시장으로 간주되지 않았던 신규 시장 개척의 자신감일까? 

애플은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소비 둔화 움직임 속에서도 2023년 아이폰15 출하량 목표치를 전년과 유사한 수준인 8천500만 대로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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