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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비만인 사람은 하루에 필요한 섭취 칼로리를 초과하는 경향을 보이며, 감량 후에도 체중이 쉽게 제자리로 돌아가는 '요요현상'을 겪기 쉽다. 

미국 예일대와 하버드대 연구팀이 발표한 최신 연구에 따르면 비만인 사람의 뇌는 이미 충분히 영양소를 섭취했다는 위장 신호에 반응하지 않고, 감량 후에도 그 능력이 회복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대사(Nature Metabolism)'에 게재됐다. 

ⓒ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Nature Metabolism(2023.06)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에서 매년 400만 명 이상이 비만이 원인인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 따라서 비만에 영향을 미치는 생물학적 요인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올해 1월에는 '쥐에게 고지방식을 계속 먹게 하면 칼로리 섭취량을 조절하는 뇌 기능이 파괴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하지만 사람의 영양소 신호 전달에 대해서는 여전히 규명하지 못한 부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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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The Journal of Physiology(2023.01)

예일대 내분비학 연구자인 미레유 설리Mireille J. Serlie)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체질량지수(BMI)가 25 이하인 표준체중 28명과 BMI 30 이상의 비만인 30명을 모집해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참여자들은 간격을 두고 진행된 3회의 실험 세션에 참가했다. 세션 전날 모두 집에서 같은 식사를 하고 다음날 아침 영양 성분을 투입받을 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연구팀은 튜브를 통해 ▲설탕이 든 물 ▲지방(지질)이 포함된 물 ▲일반 물 중 하나를 위로 직접 보내 뇌 활동 변화를 fMRI와 단일광자단층촬영(SPECT)을 이용해 30분간 관찰했다. 

실험 결과, 표준체중의 실험 참여자는 당 또는 지방 중 하나가 위장으로 보내지면 '선조체(corpus striatum)'라는 뇌 영역의 활동이 감소했다. 선조체는 음식 섭취로 인한 보상심리와 관련이 있다. 즉, 선조체 활동 저하는 '몸에 영양을 공급받았다'고 뇌가 인식했음을 시사한다.  

선조체 활동 저하와 동시에 도파민 방출도 확인됐다. 설리 박사는 "뇌 활동이 전체적으로 저하되는 것은 음식이 위 속으로 들어가면 더 많은 음식을 취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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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비만인 실험 참여자는 '당'만이 뇌 활동의 변화를 일으켰고 지방은 뇌 활동이나 도파민 수준에 변화를 미치지 않았다. 

이후 연구팀은 비만인을 대상으로 12주에 걸친 감량 프로그램을 통해 체중의 최소 10%를 감량하도록 한 후 다시 같은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체중을 감량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초 비만이었던 실험 참여자의 뇌는 여전히 지방에 대해 반응하지 않았다. 

설리 박사는 "뇌는 포만감이나 만족감을 느끼지 못했다. 3개월로는 충분하지 않거나 체중 감소가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발견이 다이어트에 성공해도 체중이 다시 늘어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언급했다. 

이어 "뇌가 비만 환경에 적응하면 그 영향은 체중 감량에 상관없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 비만으로 고민하는 사람이 뇌 문제로 인해 식사량을 줄이지 못할 가능성을 인지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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