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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정크푸드 등 고지방식을 계속하면 장내 세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알츠하이머병·우울증·불안 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쥐에게 고지방식을 계속 먹이면 칼로리 섭취량을 조절하는 뇌 기능이 파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리학 저널(The Journal of Physiology)'에 게재됐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연구팀은 쥐를 '1일·3일·5일·14일에 걸쳐 고지방 식사를 계속하는 실험군'과 '표준 식사를 하는 대조군'으로 구분해 음식 섭취량과 체중을 확인하는 동시에 뇌내 신경회로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중추신경계에 존재하는 신경교세포(Glial Cell)의 일종인 '성상교세포(astrocyte)'가 뇌 칼로리 섭취량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상교세포는 고지방·고칼로리 식품의 섭취에 반응해 위 기능을 제어하는 화학물질을 방출함으로써 음식 섭취량을 조절한다. 연구팀이 성상교세포의 기능을 저해했더니 칼로리 섭취량 조절 능력이 상실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쥐의 성상교세포 기능은 고지방식을 3~5일간 계속 먹었을 때 최대가 되지만, 10~14일에 걸쳐 고지방식을 계속 섭취하면 성상교세포가 반응하지 않게 된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The Journal of Physiology

연구팀의 커스틴 브라우닝(Kirsteen N. Browning) 박사는 "칼로리 섭취는 성상교세포에 의해 단기적으로 제어되는 것으로 보인다. 고지방·고칼로리 식사에 단기간(3~5일) 노출됐을 때 성상교세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쳐 위를 제어하기 위한 정상적인 신호 전달 경로를 작동시킨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성상교세포는 고지방 음식에 대해 둔감해지고, 고지방·고칼로리 음식을 먹기 시작한 지 10~14일이 경과할 무렵 성상교세포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 결과 뇌의 칼로리 섭취량 조절 능력도 더 이상 작동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성상교세포가 칼로리 섭취량 조절 능력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과식 메커니즘과의 정확한 상호작용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브라우닝 박사는 성상교세포의 활동이나 신호 전달 메커니즘의 상실이 과식의 원인인지, 아니면 과식에 반응해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언급했다. 

또 동물 대상 연구인만큼 인간에게 동일 현상이 나타나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비만은 제2형 당뇨병·심혈관 질환·특정 암 등의 위험을 높이는 중대한 문제인 만큼 연구팀은 과식과 관련된 뇌의 복잡한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것이 비만을 줄이는 방법의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브라우닝 박사는 "사라진 뇌 칼로리 섭취량 조절 능력을 다시 활성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싶다. 이것이 가능하다면 인간의 칼로리 섭취량 조절 능력을 회복시키기 위한 개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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