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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미국 노동부가 최근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6개 창고 시설에서 근로자의 부상 및 질병에 관한 정보를 보고하지 않았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노동안전위생국(OSHA)의 소환장 발부로, 아마존은 15영업일 이내에 2만9008달러의 벌금을 물거나 노동안전위생심사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게 된다.

◆ 산재 데이터 기록 의무 태만 혐의...아마존 반발

OSHA는 올해 7월 플로리다주 델토나·일리노이주 워키건·뉴욕주 뉴윈저에 위치한 아마존 창고 조사를 시작했다. 8월에는 콜로라도주 오로라·아이다호주 남파, 뉴욕주 캐슬턴도 조사 지역에 추가했다.

OSHA에 따르면 해당 시설들은 산업재해 데이터 기록 의무를 게을리했다. 구체적으로 ▲근로자 부상 및 질병에 대한 기록 미작성 ▲의무화된 시간 내 기록 미작성 ▲부상 및 질병 분류 오류 ▲기한 내 OSHA 미제공 등 합계 14개의 관리 위반 사항이 발견됐다. OSHA의 조사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더그 파커(Doug Parker) 산업안전보건담당 차관보는 "작업장의 건강과 안전 문제를 해결하려면 부상과 질병 기록이 정확하고 투명해야 한다"며 "아마존 같은 규모의 기업에서 다수의 근로자에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부상이 일지에 제대로 기록하지 않으면 재발 방지책을 마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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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마존 대변인은 "오랜 세월 소수의 관리 실수가 있었을 가능성은 인정하지만, 당국에 보고한 수치에는 자신이 있다"며 "아마존에서 안전성은 최우선 사항이며 OSHA가 언급한 문제는 체계적이지 않다"고 반박했다.

아마존은 최근 물류 보관·분류·발송에 사용되는 시설의 안전 절차에 대해 복수의 규제 당국에서 조사를 받고 있으며,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주도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12월에 발생한 토네이도가 일리노이주 아마존 창고를 강타해 직원 6명이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OSHA 조사도 받았다. 당시 OSHA는 아마존 안전대책에 대해 몇 가지 문제를 지적했지만 벌금은 부과하지 않았다.

WSJ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아마존 물류센터는 동종업체보다 높은 산재 발생률을 기록하고 있다. 아마존은 앞서 "타사보다 신중하게 사고를 보고하고 있어 산재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보일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아마존 일부 직원들은 일정 시간에 해야 할 업무량이 과도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직원들은 보통 1시간에 수백 개의 상품을 반복적으로 분류하거나 포장해야 한다. 

◆ 캘리포니아州, 아마존 규제 법안 'AB701' 시행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21년 아마존 물류센터 같은 대형 기업을 대상으로 주 내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작업 할당 내역을 공개하도록 의무화한 노동법 개정안에 서명해, 올해 1월부터 시행했다. 

일명 ‘아마존 법’이라 불리는 주 법 'AB701'는 휴식이나 화장실 이용 제한을 포함해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할당량이나 벌칙 마련을 금지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 기업이 노동자의 시간주권을 침해하지 못하게 하는 정책이다.

◆ 물류 자동화 서두르는 아마존...근로환경 개선 기대 

실제로 아마존 등의 대규모 물류 창고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반복 스트레스 장애나 근골격 장애가 발병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초 아마존 산재 발생률은 때로 오해를 받고 있다며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아마존은 산업재해 저감을 위한 안전 프로그램을 도입해 작업 일정을 관리하고 있다. 

한편, 아마존은 최첨단 물류 로봇 개발 및 제조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2022년 11월 18개 국가·지역에서 취재진을 초청해 미국 동부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시 외곽의 로봇 개발·제조 거점을 공개했다. 이날 아마존은 물류시설의 수백만개 상품을 구분해 처리할 수 있는 최신 로봇팔 '스패로우(Sparrow)'를 선보였다. 

아마존이 공개한 최신 로봇팔 '스패로우'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Amazon

인공지능(AI) 기반의 스패로우는 상품 모양·크기·색상·질감 등을 순식간에 인식해 팔의 흡착판으로 빨아들여 구분용 상자 안에 넣는 작업을 수행한다. 아마존 재고 전체의 약 65%를 식별 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스패로우가 반복 동작에 대한 과제 극복을 통해 물류 네트워크를 변혁시키고 근로환경을 개선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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