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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투명한 유리는 식기·가구·창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지만, 원자 구조에 균열이나 흠집이 생기기 쉬운 소재다. 

그런데 중국 연구팀이 유리의 원자 구조를 채택하면서도 다이아몬드를 손상시킬 정도의 경도를 가진 탄소 기반의 신소재인 가칭 'AM-III'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중국 국립과학리뷰(National Science Review)'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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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동소체인 다이아몬드는 각 탄소 원자가 인접한 4개의 원자와 공유결합한 결정 구조를 가진 매우 단단한 물질이다. 그 성질로 인해 보석으로 사랑받고 있을 뿐 아니라 연마제나 커터 등의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다이아몬드와는 대조적으로, 원자와 분자가 규칙적으로 늘어서지 않은 상태를 비정질(amorphous)이라고 하며 유리도 비정질에 포함된다. 

이전부터 딱딱한 소재의 개발을 해온 중국 옌산(燕山)대 톈융쥔 교수 연구팀은 '투명하면서 매우 단단한 소재'의 개발을 목표로 60개 탄소 원자로 구성된 축구공 같은 구형 분자·벅민스터플러린(Buckminsterfullerene)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AM-III를 만드려면 벅민스터플러린이 필요한데, 이 물질은 너무 부드러워서 열과 압력이 가해지면 쉽게 뭉개진다. 이에 연구팀은 12시간 이상에 걸쳐 25기가파스칼(GPa)의 극단적 압력을 가하는 한편, 1000도~1200도의 고온까지 올린 후 같은 시간 천천히 냉각했다. 

이 과정을 반복한 결과 연구팀은 'AM-III'라는 투명한 물질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아래 사진이 AM-III이다.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유리와 같은 무질서한 원자 배열 안에 작은 결정 구조가 섞여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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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AM-III의 특성을 조사한 결과, AM-III는 밀도는 다이아몬드와 비슷하지만 비커스 경도 시험에서 113GPa를 기록했다. 비커스 경도 시험의 천연 다이아몬드 점수는 60~100GPa 정도다. 

또 천연 다이아몬드의 평평한 면을 AM-III로 긁어 봤더니 아래 그림처럼 흠집이 생겼다. 연구팀은 AM-III가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딱딱한 비정질 소재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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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점에서 AM-III를 상업 공정에서 널리 사용할 수 있을 정도 생산하는 것은 어렵지만 연구팀에 따르면 AM-III로 만든 방탄유리는 기존 제품보다 20배에서 많게는 100배 단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AM-III는 단단하다는 특성 외에도 실리콘과 유사한 1.5~2.2eV의 밴드갭(band gap)을 가진 반도체로 고압·고온 등 극한 조건에서 작동하는 장치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AM-III를 다양한 모양과 크기로 제조할 수 있어 향후 무기와 태양전지에 이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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