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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사무실 전체에 파티션을 없애는 개방형 사무실(오픈 오피스)은 직원 간 커뮤니케이션 및 부서 간 협업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이유로 많은 기업이 채택하는 레이아웃이다. 

사무실 작업 환경이 업무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호주 본드 대학 리비 샌더(Libby Sander) 교수는 "탁 트인 사무실은 오히려 스트레스를 증폭시키고 기분을 악화시킨다"고 경고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경영 및 조직 저널'(Journal of Management & Organization)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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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전에 이루어진 2014년 조사에서는 호주 사무실 직원의 70%가 개방형이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개방형 사무실은 "사람들의 말투와 목소리, 타이핑 소리 등이 시끄러워서 집중할 수 없다" 혹은 "사무실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시야에 들어와 산만하다"는 등의 문제가 존재한다. 

이에 연구팀은 개방형 사무실이 노동자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파티션이 없는 개방형 사무실과 개인 사무실(독실) 레이아웃으로 구분해 대화·보행음·인쇄음·착신음·키보드 타이핑 소리 등 잡음 속에서 실험 참여자가 업무를 할 때 심박수 등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측정했다.

이번 실험에서는 생리적 스트레스의 지표인 심박수와 땀의 양을 센서로 기록하는 한편, 표정 인식 소프트웨어를 통해 스트레스 변화를 정량화했다. 또 자기평가형 앙케이트(Positive and Negative Affect Schedule:PANAS)로 실험 참여자의 주관적인 감정도 평가했다. 

그 결과, 개방형 사무실 환경에서 불과 8분 일을 하는 것만으로 실험 참여자의 땀 분비량은 34% 증가했으며, 표정 등으로부터 산출된 스트레스는 2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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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진행된 유사한 연구에서는 스트레스를 자체 평가 설문으로 측정하고, 대조 실험이 없어 잡음 종류 및 음량이 제어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이번 실험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소음이 미치는 영향이 즉시 육체적 피해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종일 끊임없는 소음에 노출되면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샌더 교수는 "생리적 스트레스가 장기화되면 정신 및 육체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부정적인 기분은 일에 대한 만족도와 생산성에 해를 끼칠 수 있어 직원의 이직·퇴직 가능성을 높인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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