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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2019년 12월 말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표된 이후 세계 각국은 국경 폐쇄 및 검역 강화 등의 대책을 내놓으며, 확산을 막기 위해 고군부투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에서 수집된 헌혈 샘플 조사 결과,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보고되기 전인 2019년 12월 중순 미국 내에 코로나19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중국에서 코로나19의 유행이 공식 확인되기 수주 전이자 첫 확진자가 미국에서 발견되기 한 달 전이다.

연구 결과는 미국감염학회가 발간한 국제학술지 ‘임상 감염병(Clinical Infectious Disease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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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바이러스, 中 발표 전 세계 확산 가능성 

코로나19에 대한 중국의 공식적 첫 보고는 2019년 12월 말이지만, 그 이전부터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최근 여러 연구를 통해 시사되고 있다. 중국에서 2019년 가을에 이미 코로나19가 확산세를 보였다는 하버드 대학 연구팀의 보고가 나온 바 있다. 

아래 그래프는 당시 하버드 연구팀이 발표한 중국 병원의 차량 수 현황(좌)과 바이두의 ‘기침/설사’ 검색 쿼리 상황(우)을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하버드 연구팀 

이 밖에 2019년 12월 시점에 프랑스에 코로나19가 유입됐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지난해 12월 27일 병원에 입원한 환자의 혈액 분석 결과, 공식 첫 감염자가 나오기 전에 바이러스가 이미 퍼졌음을 시사하는 사례가 확인됐다고 보고했다. 논문은 국제화학요법학회(ISC) 공식 학술지 IJAA(International Journal of Antimicrobial Agent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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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2019년 11월 촬영된 흉부 엑스레이 사진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19와 일치하는 증상이 발견되면서 2019년 11월 시점에 코로나19가 유럽에 도달했을 가능성도 부상했다. 

◆ 美CDC, "2019년 12월 중순부터 미국 감염자 발생 추정" 

미국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환자가 공식 확인된 것은 2020년 1월 20일이다. 그러나 그 이전에 미국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도달했을 가능성을 의심한 미 질병예방관리센터(CDC) 연구팀은 2019년 12월 13일~2020년 1월 17일 동안 미국 적십자사가 수집한 헌혈 샘플을 분석했다.

총 7389건의 헌혈 샘플 항체 검사 결과, 그 가운데 106개의 샘플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SARS-CoV-2) 항체가 확인됐다. 이 중 39개 샘플은 2019년 12월 13일~16일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 주에서 수집됐으며, 67개 샘플이 2019년 12월 30일~2020년 1월 17일 코네티컷·아이오와·매사추세츠·미시간·로드아일랜드·위스콘신에서 수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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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항체 검사는 반드시 대상자의 감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과거에 감염된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교차 반응하여 SARS-CoV-2에 대한 항체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연구팀이 추가 시험을 실시해 SARS-CoV-2에 대한 특이 항체 유무를 조사한 결과 총 84개 샘플에서 특이 항체가 발견됐다. 이번 결과는 SARS-CoV-2가 알려진 것보다 이른 시기에 중국 외 지역에서 확산되고 있었다는 또 하나의 증거로 볼 수 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모든 샘플이 잘못된 반응을 나타낼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2019년 12월~2020년 1월 초순 SARS-CoV-2가 미국에 들어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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