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이슈] 가천대 길병원 VIP라더니...거액 합의금 요구했다 '호도'
[The-이슈] 가천대 길병원 VIP라더니...거액 합의금 요구했다 '호도'
  • 송협 선임기자
  • 승인 2020.09.15 21: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길병원 “합의금 5억 원 요구…진정성 있게 유가족 입장 경청”

[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마음이 아프죠. 아무리 뛰어난 의학기술이라도 실수는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네.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들도 인정한 의료사고잖아요.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병원측은 저희가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고 있다며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으니 참담한 심정입니다.” (유가족 대표 선윤관 씨)

지난 10일 인터뷰에 나선 故 홍OO씨의 사위 선윤관(유가족 대표) 씨는 기자를 향해 격앙된 어조로 말문을 열었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장모님의 부고 소식을 접한 선 씨는 지금도 자신이 아내의 가족(처가)에게 죄인이 된 듯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하고 있다. 가천대 CEO 아카데미 수료자라는 인연 때문에 장모님을 가천대 길병원에서 수술받게 했다는 이유에서다.

가천대 CEO 아카데미 6기 수료자인 선 씨는 가천대 행사가 열릴 때면 “본 아카데미 수료자 여러분은 가천의 가족”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이길여 총장의 그 환한 미소를 잊지 않고 있다고 한다.

선 씨는 “제가 인천지역에서 제법 규모가 있는 기업을 경영하고 있고 대내외 활동도 활발하게 하다 보니 인맥이 많다.”면서 “특히 가천대 CEO 아카데미를 수료하다 보니 가천대 동문이라는 자부심이 남다르게 높았다.”고 말했다.

ⓒ데일리포스트=국민청원게시판 청원자 유가족 대표 선윤관 씨
ⓒ데일리포스트=국민청원게시판 청원자 유가족 대표 선윤관 씨

# 언제나 가천의 가족? 지금은 혐오스러워…가천 패밀리라는 자부심이 남달랐던 선 씨는 이제 이길여 총장의 호(號) ‘가천(嘉泉)’이라는 고유명사만 바라봐도 ‘혐오감’을 지울 수 없다.

선 씨가 ‘가천’을 ‘혐오’로 품은 시발점은 불과 한 달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팔순 고령에도 불구하고 활동적이던 그의 장모(홍OO) 씨가 고관절 골절 수술을 위해 입원했던 가천대 길병원에서 뜻하지 않은 장 파열로 사망한 이후 고인과 유가족을 대하는 태도에서다.

“고관절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문제는 수술 이후 병실에 입원한 장모 홍씨가 배가 꼬이고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면서 CT촬영에 나선 의료진은 판독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환자에게 아침과 점심 식사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고관절이 골절된 홍 씨의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수술 이후 병실에 입원한 홍 씨가 배가 꼬이고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지난달 8월 10일의 일이다. 담당 주치의의 CT촬영 결정과 함께 하루가 지난 11일 새벽 CT 촬영이 시작됐다.

문제는 이날 오전 CT 촬영 판독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병원측은 환자에게 아침과 점심 식사를 제공했다. 이를 섭취한  홍씨는 이날 오후 14시간이 지나서야 '장 천공' 판독 결과가 나왔다.

의료진은 긴급 수술 준비에 나섰지만 천공이 일어난 장 파열 환자에게 병원에서 제공된 아침 식사와 점심 식사는 치명적이었다. 결국 긴급 수술을 준비하고 있는 과정에서 홍 씨는 심정지로 사망했다.

ⓒ데일리포스트=가천대 길병원 입원 중 장 파열로 사망한 故 홍OO 할머니 생전 모습
ⓒ데일리포스트=가천대 길병원 입원 중 장 파열로 사망한 故 홍OO 할머니 생전 모습

# 도대체 환자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병원은 무엇을 했답니까? 어느 병원입니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검의관)

시신은 장 파열이 돼 뱃속에 오물이 가득했고 무려 500ℓ에 달하는 피가 고여있었다고 한다. 홍 씨의 시신을 부검했던 국과수 검의관 조차 참담함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한다.

선 씨는 “그들(길병원)은 일관되게 말합니다. 고령인데다 기저질환도 있었고 의료진은 루틴(정해진 매뉴얼)대로 의료행위를 진행한 만큼 의료사고라고 볼 수 없다고 말입니다. 매뉴얼대로 진행했다는 의료진들이 CT 판독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환자에게 식사를 제공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 의무 기록지를 보는 순간 길병원 의료진이 많이 놓친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가천대 길병원 김우경 부원장)

지난달 12일이다. 고관절 수술을 받고 불과 나흘 만에 병원에서 장 파열로 사망한 홍 씨의 장례식장을 찾은 가천대 길병원 김우경 부원장의 발언이다. 여기서 “의료진이 많이 놓친 것 같아 죄송하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의료사고를 인정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18일 이번에는 길병원 김양우 원장이 유가족 대표인 사위 선 씨가 경영하고 있는 회사를 방문했다. 김 원장은 의료 과정에서 사망한 고인의 명목과 유가족 대표인 선 씨에게 사과를 했다고 한다.

함께 동석한 진료부장과 부원장은 김 원장의 사과 방문에 대해 “병원장은 어떠한 중대한 사건사고에도 현장을 찾아와 사과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선 씨는 이 같은 행태에 대해 이렇게 토로했다. “가천대 CEO 아카데미 수료자는 가천의 가족이라더니, 이 병원의 VIP라고 하더니…어이도 없고 화가 나서 견딜 수 없었다.”고 말이다.

무엇보다 더 참혹한 현실은 병원측이 이중적 태도를 지적했다. 길병원은 유가족이 5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했다고 각 언로사 기자들에게 호도하고 있다고 한다.

합의금 논란을 두고 선 씨는 “유가족 대표인 저를 찾아와서 3000만원 합의금을 제시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지금 합의금이 문제냐? 그리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위해 내가 아닌 유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김양우 원장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고 5억 원 발언은 홧김에 던진 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가천대 길병원 관계자는 “현재 유족의 요구로 국과수를 통해 고인을 부검한 상태이며 유가족들의 요구를 진심으로 경청하고 있다.”면서도 “홧김에 5억원을 강조하시는데 병원 입장에서는 당연히 제시한 금액을 합의금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