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머잖아 종식”…자화자찬 속 무너진 국내 '경제학'
“코로나 19 머잖아 종식”…자화자찬 속 무너진 국내 '경제학'
  • 송협 선임기자
  • 승인 2020.02.15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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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대다수 공항 검역서 ‘통과’…공항이 결국 ‘숙주’
데일리포스트=코로나19 확진자 유입 경로 공항 이대로 괜찮은가?
데일리포스트=코로나19 확진자 유입 경로 공항 이대로 괜찮은가?

[데일리포스트=송협·황선영 기자] “감염(코로나 19) 잠복기의 확진자 한 명이 하루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백화점을 마비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한 사람 때문에 피해 당사자인 롯데백화점을 비롯해 현대아울렛 등 국내 대형 유통업계의 손실액은 최소 1조원을 육박할 수 있습니다.” (K 경제연구원 수석 연구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는 가운데 최근 태국과 중국에서 입국한 확진자가 다녀간 국내 대형 백화점과 쇼핑 아울렛이 임시휴점에 나섰다.

지난 7일 국내 대표적인 관광 명소로 잘 알려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과 이마트 공덕점이 임시 휴점에 들어갔다. 중국 우한 여행을 다녀온 23번 확진자 중국인 여성이 다녀간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 1일에는 태국 여행을 다녀온 한국인 여성 16번 확진자가 인천 송도현대프리미엄아울렛에서 쇼핑에 나섰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역시 임시휴점에 나섰다.

코로나 19 확진 상태에서 롯데백화점과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등을 쑥대밭으로 만든 23번, 16번 확진자들은 인천공항 입국 당시 감염증 의심증세를 보이지 않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비롯된 코로나 19 감염증이 국내 유입이 가능한 곳은 공항과 항만이 유일하다. 때문에 감염의 유입이 취약하고 또 방대한 만큼 원천적인 차단이 예방의 최선책이라는 경고도 나온 바 있다.

실제로 코로나 19의 전염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던 지난달 26일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 전문가들은 후베이성에 국한된 입국금지 조치를 중국 전역으로 확대하고 입국자들에 대한 철저한 전수조사를 촉구한 바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방문 이후 손님 끊긴 대형 마트
코로나19 확진자 방문 이후 손님 끊긴 대형 마트

코로나 19 대응이 지나치게 과민하다는 지적을 받더라도 외부에서 국내로 유입되는 병원체에 대해 원천봉쇄하고 나서 지역사회로의 전파를 차단하고 국민의 건강을 지켜내자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코로나 19를 대하는 정부의 대응은 상대적으로 유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같은 날 대책 마련을 내놓고 “국민은 정부를 믿고 과도한 불안감을 갖지 말 것”을 주문했다.

코로나 19 발병지 우한과 중국 전역에서 인천공항을 안전하게 빠져나온 수 천명의 중국 관광객들이 서울 도심을 자유롭게 활보하고 있는 상황에서다.

직장인 유영배(33)씨는 “사실 당시 의사단체가 주장했던 중국인 입국 전면 금지 조치 촉구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했었다.”면서 “하지만 공항을 빠져나온 확진자들의 동선과 활동 범위를 보면서 의사단체의 ‘공항 원천봉쇄’ 주장에 공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열린 ‘공항’…의심증세 없으면 ‘패스’

롯데백화점과 현대 아울렛 등 국내 대형 유통가를 삽시간에 휩쓴 확진자는 인천공항 검역대를 통과할 당시부터 이미 코로나 19 확진자였다. 단지 검역 당시 의심증세가 없었던 잠복기 환자였던 것이다.

무엇보다 16번 확진자의 경우 중국이 아닌 태국 여행을 다녀왔던 만큼 감염 경로가 중국 뿐 아니라 다양한 국가로 확산되고 있음을 확신시켜준 대표적인 사례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할 때 후베이성에 국한된 입국금지 조치가 상당히 미온적이라는 점을 상기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 확진자 및 감염 의심 환자 대다수가 공항을 거쳐왔다. 철저한 공항 검역에도 불구하고 의심증세를 찾아내지 못했고 결국 지역사회에서 활발하게 활동에 나섰다가 증세가 나타나 결국 확진자로 격리된 사례도 많다.

때문에 ‘과도한 불안감을 갖지 말고 정부를 믿으라’고 강조했던 문 대통령의 한마디 보다 ‘지나치게 과민한 반응이라고 욕을 먹더라도 원천봉쇄가 최선책’이라는 의사단체의 목소리에 공감이 되는 순간이다.

인천 제2 여객터미널 / 데일리포스트
인천 제2 국제 여객터미널 / 데일리포스트

후베이성을 제외한 중국 전역에서 들어오는 중국 관광객들과 제3국을 경유해 입국하는 중국인들은 여전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 12일 하루에만 무려 4452명의 중국인들이 인천공항을 통과해 서울 시내로 쏟아져 나와 그들이 동경했던 광화문과 지하철, 백화점과 식당가 등을 마음껏 누빌 것이다.

한 대형 백화점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중국 관광객들은 매출을 늘리는 최고의 고객이었지만 솔직히 지금은 두 배 세배 매출을 올려준다 하더라도 그다지 반갑지가 않다.”면서 “공항 입국시 아무 이상 없던 사람이 아무렇지 않게 백화점 매장 곳곳을 누비고 다녔는데 알고 보니 확진자로 밝혀진다면 백화점은 또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지역사회 퍼진 확진자가 미치는 경제적 손실은?

그렇다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 발병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는 어떻게 될까? 앞서 지난 2015년 메르스 유행 당시 경제적 여파는 참으로 상당했다. 당시 국내 경제 상황은 5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된 가운데 물가도 6개월 연속 0%대를 지속하면서 말 그대로 디플레이션 위기에 봉착한 바 있다.

실제로 메르스 사태가 한달 이상 지속되면서 글로벌 투자 은행 모건스탠리는 국내총생산(GDP) 손실 규모를 20억 달러(한화 2조 3600억원)로 추정한 바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국내 화장품 및 관광사업은 메르스 유행 당시 중국인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다. 실제로 메르스 발병 1개월간 국내 대표급 화장품 기업 등 한류 브랜드 기업들의 시가총액의 5조원이 공중분해 되기도 했다.

산업경제연구원 한기준 책임 연구원은 “메르스 유행 당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종은 아무래도 한류 상품을 주축으로 했던 화장품과 카지노, 면세점 등이며 이는 중국 관광 수요가 급감한데 따른 결과”라며 “코로나19 역시 중국은 물론 일본 등 확진 현상이 심화된 국가 중심으로 국내 관광 수요가 줄어들 전망이어서 경제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공항 검역에서 의심증세가 없어 통과한 병원체 보유자가 잠복기가 지나 확진자로 돌변해 사람들이 붐비는 백화점 등을 찾을 경우 이에 따른 파장도 거세다. 앞서 언급한 롯데백화점과 이마트, 현대 아울렛 등 하루 평균 1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하는 유통업계는 확진자 한명만 방문해도 이에 따른 손실이 천문학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방증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확진자 동선에 롯데백화점 본점, 현대 아울렛 등이 포함되면서 본점은 3일, 전 지점은 1일 임시 휴점을 결정했는데 이들의 1일 매출 규모로 볼 때 최소 5000억원 이상 손실을 감수했을 것”이라며 "정부는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원하고 나섰는데 정작 피해규모가 큰 백화점은 대기업이라 제외시켰다.”고 토로했다.

최근 영국 싱크탱크 해외개발연구소(ODI)에 따르면 지난 2002년 발생한 사스(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당시 세계 경제 손실액은 500억 달러(한화 59조원)이었던 반면 코로나19에 따른 예상 손실액은 3600억 달러(427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15일 현재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28명, 의심자는 535명으로 집계돼 나흘째 추가 확진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의 확진자가 337명인 점을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최저 수준에 달하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 현상이 진정국면에 들어서면서 지난 13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외 유입 등 긴장해야 할 부분들이 많이 남아 있지만 방역 당국이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주장처럼 국내 방역 관리가 안정적인 단계에 접어들었고 확진자 역시 추가 발생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확산일로를 걷고있는 일본과 비교할 때 고무적인 소식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 후베이성을 제외한 국외 유입 경로가 오픈됐고 여기에 중국과 일본 등 세계 곳곳에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병원체를 보유한 확진자가 관광 등을 목적으로 국내에 입국해 전파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문 대통령의 ‘종식’ 발언은 성급하다는 지적도 팽배하다.

국내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열린 문으로 비바람이 들이치고 있는데 빗물 넘치는 방 바닥만 걸레로 닦고 있으면 마를 수 있겠는가? 문을 굳게 걸어 닫아야 비바람이 들어 올 수 없다.”면서 병원체 보유자가 들어서는 공항 원천봉쇄가 최선의 방역임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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