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MIT, 한 달에 한번 복용하는 획기적 피임약 개발
美MIT, 한 달에 한번 복용하는 획기적 피임약 개발
  • 김정은 기자
  • 승인 2019.12.10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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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라틴 코팅 캡슐 속 3주분 피임약 포함
약물 전달 장치가 위에서 서서히 약성분 방출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xhere 제공)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xhere 제공)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경구피임약의 문제점은 매일 정기적으로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복용을 잊거나 놓치면 예상치 못한 임신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실제로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의 약 9%가 매해 임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브리검 여성 병원과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교(MIT :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연구팀이 "한 번 복용하면 한 달간 효과를 발휘하는 획기적인 경구피임약을 개발해 돼지 임상실험에서 효과를 입증했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국제 학술전문지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사이언스 중개의학에 게재된 연구팀 논문
ⓒ 사이언스 중개의학에 게재된 연구팀 논문

개발된 피임약은 젤라틴으로 코팅된 캡슐 안에 3주간의 약효 성분이 들어있으며, 여성이 삼킨 캡슐은 위에 머물며 서서히 약성분을 방출한다. 현재는 동물실험 단계로 돼지 임상실험에서 매일 섭취하는 일반 경구피임약과 동등한 효과를 보였으며, 약 4주(최대 29일) 동안 혈액 내 약물 효과가 유지됐다. 

일반적인 경구피임약은 위장에 들어가면 위산에 의해 녹아 위의 출구인 ‘유문부(pylorus)’에서 십이지장으로 이동한다. 위에서 장기간 머물 수 없기 때문에 매일 섭취해야 한다.  

ⓒ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 연구팀

이에 연구팀은 6개의 팔을 가진 별 모양의 약물 전달 장치를 개발해, 팔 부분에 피임약 레보놀게스트렐을 넣고 약물과 혼합되는 중합체(polymer) 농도를 변경해 약물 방출 속도를 조절했다. 

캡슐 안에 접혀진 상태로 넣어진 장치의 팔은 일단 위장에 들어가면 위산에 의해 코팅이 녹아 펼쳐지는 구조다. 팔이 펴진 상태의 장치는 유문부 직경인 2cm보다 큰 5.4cm 정도로 위장에 머무르며 장기간 약효를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장치는 폐색을 일으킬 정도의 사이즈가 아니며, 약 성분이 방출된 후 유문부를 통과할 수 있다.

아래 이미지가 약물 전달 장치의 프로세스를 나타낸 것이다. 

ⓒ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 연구팀
ⓒ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 연구팀

원래 이 시스템은 연구팀이 말라리아와 HIV 치료를 위해 개발한 것으로, 피임약 용도로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논문의 공동 주 저자인 로버트 랭거(Robert Langer) MIT 교수는 “1개월이라는 장기간에 걸쳐 효과가 나타난 월별 피임약의 첫 사례”라고 강조했다. 

매일 복용해야 하는 경구 피임약에 비해 훨씬 간편하고 효과도 좋아 여성의 건강, 특히 개발도상국 여성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연구팀은 내다봤다. 이미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이 임상실험 비용 1300만 달러(한화 155억원)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조바니 트라베르소 MIT 기술공학과 교수는 “3~5년 이내에 인체 실험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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