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신다혜 기자] “인류에 봉사함으로써 그것은 역사상 혁명적인 작용을 한 원료 가운데 마지막이자 가장 중요한 자원” 독일의 사회학자 엥겔스가 철(Fe)에 대해 정의한 내용이다. 이처럼 철은 강하고 실용적인 소재로 인간의 생활방식에 변혁을 가져온 중요한 자원이다.

철은 고대부터 현재까지 우리 주변에서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금속으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 가장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그릇, 문구, 등 생활용품부터, 집, 전쟁무기, 또는 쇠부처, 신앙대상물 등 각종 예술품 소재로도 활용된다. 

철은 대체로 500~600도 이상이 되면 환원이 시작되고, 1000도 이상이 되면 탄소량이 매우 적은 고체로 이루어진 덩어리를 얻을 수 있다. 처음에는 탄소량이 적은 상태의 쇠를 이용했지만, 가공기술이 발달하면서 탄소의 함유량을 조절하고 담금질로 열처리를 하여 더 강한 쇠를 만들 수 있게 됐다.

◆ 철의 기원, 초신성의 폭발 잔해가 지구로 전해져 시작 

그렇다면 이 철은 어디서 온 것이며 어떻게 우리 생활로 스며들 수 있었던 걸까?

고고학자들의 견해에 따르면, 인류는 이미 기원전 6000년 즈음부터 금속을 인지하고 있었다. 기원전 1200년 즈음에는 지구의 여러 지역에서 철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측된다. 그들이 추측하는 철의 사용 경위는 크게 세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청동의 원료를 채광하던 중 비슷한 색깔인 적철광을 잘못 채광한 후 제련과정을 거치면서 철을 발견한 ‘채광착오설’이다.

두 번째는 지표에 존재하는 철광석이 산불에 녹아 철의 존재를 알렸다는 ‘산불설’이다.

마지막으로 하늘에서 떨어진 운석에서 철이 발견됐다는 ‘운석설’이 있다. 학자별로 견해는 다르지만 천문학적 근거, 당시의 명칭 등을 토대로 세 번째 가설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독일의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는 1604년 초신성을 발견했다. 초신성은 질량이 큰 별이 폭발하여 엄청나게 밝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때 철의 동위원소인 '철-60'이 생성됐다. 철-60은 지구 환경에서 자체적으로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초신성 폭발 때 만들어진 운석에 포함됐으며 우주공간으로, 지구와 같은 행성으로 퍼져나갔다.

인류가 처음 이용한 철은 이렇게 하늘에서 떨어지는 운석(隕石)이었다. 이 운석에는 니켈이 10%가량 포함되어 있어 녹이 잘 슬지 않고 쉽게 가공할 수 있어 도구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었다.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인은 B.C. 2000년경에 이 운석을 가공해 도구를 만든 최초의 사람들이다. 그래서 수메르 문명에서는 철을 “하늘에서 내러온 불”로 불렀다. 이렇게 우주 공간에서 탄생한 물질 덕분에 인류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운철은 매우 적고 귀한 금속으로 당시의 생산력 발전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청동을 활용한 도구가 널리 유행하다가 먼 훗날 광석을 녹여 철을 뽑아내는 제철법이 발달하면서 본격적인 철기시대가 도래한다. 

철제 도구보급에 따라 농업사회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밭을 일구고 대규모 삼림을 벌채, 수확작업하는데 있어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것. 따라서 철을 활용한 도구와 기술의 확보는 국력을 상승시키는 지름길이 됐다. 

◆철의 발전, 무기로 전쟁으로 국가 지배력 상승시켜

한편  인류의 생활양식 성장과 더불어 각국 간 교류의 폭이 확대되면서 전쟁도 더욱 잦아져갔다.

이때 무기로 전쟁의 승패가 좌우됐는데, 철제무기가 갖고있는 파괴력과 강도는 목재, 석재 무기와는 비견할 수 없었다. 따라서 철 생산을 독점한 나라의 지배자는 권위가 더욱 상승해 국가의 지위를 더욱 견고히 했다. 

철 생산과 유통은 고대 국제관계에서 일정한 지위를 확보케 함과 동시에 물자의 교류를 활발하게 했다. 특히 철 생산력의 확보는 국가경영의 중요한 열쇠가 되어 고대국가형성의 필수적인 요건이 되었다

이는 현대사회로 넘어와서도 마찬가지였다. 제철산업과 경공업 발전은 이전 농업시대의 산업혁명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시대적 변화를 몰고 왔다.

따라서 첨단 제철 기술을 보유한 미국, 중국을 비롯한 국가들이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비록 각종 신기술 및 핵 에너지의 발달에도 철강산업은 미래에도 핵심 산업으로 굳건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경영연구원 관계자는 “지구 곳곳에 산재되어 있는 풍부한 철광석과 원료탄 매장량을 감안한다면 이처럼 값싸게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소재도 많지 않다”며 “환경친화적인 프로세스와 친환경 철강제품이 끊임없이 개발된다면 철강산업은 21세기 녹색경제 시대에도 성장산업으로서의 위상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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