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KAIST와 LG에너지솔루션이 리튬메탈전지의 난제였던 ‘덴드라이트’ 문제를 해결하며 전기차 배터리 기술의 새 시대를 열었다. 기존 리튬이온전지가 최대 600km 주행에 머물렀다면, 새 전지는 1회 충전 800km, 누적 30만km 이상 수명, 12분 초고속 충전을 가능하게 했다.
KAIST는 생명화학공학과 김희탁 교수와 LG에너지솔루션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프론티어 연구소(Frontier Research Laboratory, FRL) 연구팀이 ‘응집 억제형 신규 액체 전해액’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 9월 3일 자에 게재됐다.
◆ 덴드라이트 문제 해결, 전기차 배터리 혁신
리튬메탈전지는 흑연 음극 대신 리튬메탈을 활용해 높은 에너지밀도를 확보할 수 있지만, 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나뭇가지 모양의 리튬 결정체인 덴드라이트가 수명과 안정성을 위협해왔다. 특히 급속 충전 시 덴드라이트가 심각하게 형성돼 전지 내부 단락을 유발하는 것이 가장 큰 난제로 꼽혀왔다.
FRL 연구팀은 덴드라이트 형성의 근본 원인이 리튬메탈 표면의 불균일한 계면 응집반응임을 규명하고, 이를 억제할 수 있는 신규 액체 전해액을 개발했다. 이 전해액은 리튬 이온과의 결합력이 약한 음이온 구조를 통해 계면 불균일성을 최소화하고, 급속 충전 환경에서도 덴드라이트 성장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
◆ 12분 충전·800km 주행, 30만km 수명 달성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높은 에너지밀도를 유지하면서도 충전 속도의 한계를 극복해, 12분 내 완전 충전이 가능하고 한 번 충전으로 800km 주행을 실현했다. 또한 누적 주행거리 30만km 이상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수명을 확보했다.
LG에너지솔루션 CTO 김제영 전무는 “KAIST와 LG에너지솔루션의 4년간 협력이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졌다”며 “앞으로도 산학 협력을 강화해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KAIST 김희탁 교수는 “계면 구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리튬메탈전지의 기술적 난제를 돌파했다”며 “전기차 도입의 가장 큰 장벽을 넘어서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권혁진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