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곽민구 기자ㅣ연일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가 충청, 호남, 경남 지역을 휩쓸며 막대한 피해를 남겼다. 하천 범람과 산사태, 주택 침수 등으로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으며, 농경지 유실과 시설물 파괴 등 재산 피해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특히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수준의 강수량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은 복구 작업에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깊은 시름에 잠겨 있다.
16일부터 계속된 집중호우로 18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21일 행정안전부의 국민안전관리 일일상황보고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기준 폭우와 산사태 등으로 인한 사망자는 경남 산청군이 10명, 경기 가평 2명, 충남 서산 2명, 경기 오산·포천, 충남 당진, 광주 북구에서 각각 1명씩 발생했다.
특히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충청, 호남, 경남 지역은 인명 피해 외에도 막대한 재산 피해도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충청 지역은 금강과 미호강 등 주요 하천의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인근 저지대 주택과 농경지가 침수되는 피해가 잇따랐다. 특히 청주는 도심 전체가 물에 잠겨 도시 기능이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호남 지역 역시 상황은 심각했다. 섬진강 유역을 중심으로 하천이 범람해 구례, 곡성 등 전남 동부 지역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주택 수백 채가 침수•파손됐고, 농경지 수천 헥타르가 물에 잠겨 농작물 피해도 컸다. 전북 남원과 임실 등지에서도 산사태로 인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경남 지역은 지리산 인근 산청, 하동 등지에 집중적으로 비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산사태로 인해 민가 수십 채가 매몰되거나 파손되었으며, 계곡물이 범람하여 캠핑장 등 피서 시설 이용객들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 정부가 대대적인 재난 복구·지원 대책 신속 가동
‘200년 만의 물폭탄’이라는 평가 속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진 만큼, 정부는 신속한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실질적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대규모 피해 지역에 대해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신속히 추진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범정부 복구대책지원본부 가동을 알렸다. 이를 통해 대응에서 복구로의 공백없는 체계 전환을 추진할 것임을 알렸다. 윤 장관은 “행안부와 관계부처, 피해지역 지자체들은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해 신속한 응급복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면 재난지원금, 국세·지방세 납부 유예, 공공요금 감면 등 다양한 지원이 즉각 실시된다.
주민 지원도 강화된다. 귀가하지 못한 이재민을 위한 임시주거시설 배치와 생활안정 자금 지급, 사회복지시설 응급복구, 입소자 보호 등의 지원 정책이 시행됐다. 피해 농가와 소상공인에게는 재해복구비와 보험금 조기 지급, 약제·영양제 지원 등 농업재해보험 신속 처리가 진행될 예정이다.
기존 재난 관리체계도 고도화할 방침이다. 환경부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 홍수예보 체계를 전국 주요 하천에 도입해 빅데이터 분석 및 실시간 수위 예측, 홍수특보 신속 발령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더해 도시침수 종합대책, 하수도 용량·정비, 하천 준설 등 인프라 확충과 ‘홍수알리미앱’ 강화, 홍수 위험지도 제공, 녹조 제거 등으로 수질 및 안전 관리도 병행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폭우 피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재난 인프라와 예보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선제적 방재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또 기후 변화에 따른 극한 재난에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 종합 정책 추진할 방침이다.
■ 수해 지역 복구 위한 기업들 지원 이어져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지역의 복구를 위해 기업들도 발빠르게 지원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충남 예산군·아산시 일대에 ‘수해 복구 특별 서비스팀’을 파견했으며, LG전자도 수해 피해 지역에 서비스 거점을 마련해 가전제품 무상 점검 및 수리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유통가에서도 수해 복구를 위한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GS리테일은 광주시와 전남 곡성군·나주시 지역에 생수와 간식류 등 긴급 구호 물품 4000여개를, BGF리테일은 충남 아산시·당진시·예산군에 생수와 라면 등 13종의 식음료를 배송했다. CJ푸드빌은 충남 지역에 뚜레쥬르 빵과 음료 5000개를 긴급 전달했다. SPC그룹 역시 충청과 호남, 경남 산청 지역에 빵과 생수 1만 4000개를 지원했다.
금융계도 수재민 피해 회복을 위해 다방면의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하나, 신한, KB, 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은 수재민 지원을 위해 각각 20억 원씩, 총 80억원을 긴급 투입했다.
4대 금융외에도 IBK기업은행의 경우 3억 원을 지원했으며, BNK경남은행도 봉사단을 보내 복구 작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NH농협은행도 피해 지역에 구호 물품을 전달했다.
타 은행권과 상호금융업권에서도 수재로 인해 입은 피해를 회복하에 도움이 될 금융 혜택을 마련했으며, 일부 카드사의 경우에도 결제대금을 6개월 유예하는 등 금융 지원을 실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