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뇌 구조 정밀 재현…신경세포 활동까지 실시간 분석
3대 핵심기술 융합해 구조·기능 통합 분석 가능
ㅣ데일리포스트=송협 대표기자ㅣKAIST는 16일,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제균·남윤기 교수 공동연구팀이 뇌 조직과 유사한 기계적 특성을 지닌 저점도 천연 하이드로겔을 이용해 고해상도의 3D 다층 신경세포 네트워크를 제작하고, 구조적·기능적 연결성을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김수지 박사와 윤동조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학술지 ‘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2025년 6월 1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기존의 3차원(3D) 신경세포 배양 기술은 뇌의 복잡한 다층 구조를 정밀하게 구현하기 어렵고, 구조와 기능을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이 부족해 뇌 연구에 제약이 많았다. KAIST 연구진은 뇌처럼 층을 이루는 신경세포 구조를 3D 프린팅으로 구현하고, 그 안에서 신경세포의 활동까지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함께 확보했다.
◆ 묽은 젤도 고정…6배 정밀 구현 가능하게 한 3대 핵심기술
기존 바이오프린팅 기술은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점성이 높은 바이오잉크를 사용하지만, 이는 신경세포의 증식과 신경돌기 성장을 제한한다. 반대로 신경세포 친화적인 저점도 하이드로겔은 정밀한 패턴 구현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KAIST 연구팀은 묽은 젤로도 정밀한 구조 형성이 가능하도록 세 가지 핵심 기술을 결합했다.
▲ 첫째, 하이드로겔이 흐르지 않도록 스테인리스 철망(마이크로메시)에 붙게 해주는 ‘모세관 고정 효과’ 기술로, 기존보다 6배 정밀한(해상도 500μm 이하) 뇌 구조 구현이 가능해졌고 ▲ 둘째, 프린팅된 층이 어긋나지 않도록 정확히 쌓을 수 있게 해주는 원통형 ‘3D 프린팅 정렬기’ 설계를 통해 다층 구조체의 정밀한 조립과 미세 전극 칩과의 안정적인 결합을 확보했으며 ▲ 셋째, 아래쪽은 전기신호를, 위쪽은 빛(칼슘 이미징)으로 신경세포 활동을 동시에 관찰할 수 있는 ‘이중 모드 분석 시스템’으로 실제 층간 연결 작동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 신호 주고받는 '미니 뇌' 실험 성공…신경질환 연구 확장 기대
연구팀은 뇌와 유사한 탄성 특성을 지닌 피브린 하이드로겔을 사용해 3층 구조의 미니 뇌를 3D 프린팅으로 구현하고, 실제 신경세포들이 신호를 주고받는 과정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위층과 아래층에는 대뇌 신경세포를 배치하고, 가운데층은 비워 신경세포들이 스스로 연결되도록 설계했다. 아래층에는 전극칩을 부착해 전기신호를 측정하고, 위층은 칼슘 이미징으로 활동을 관찰한 결과, 전기 자극 시 위·아래층 신경세포가 동시에 반응했고, 시냅스 차단제를 넣자 반응이 줄어드는 등 실제 연결과 신호 전달이 이루어지고 있음이 확인됐다.
박제균 교수는 “이번 연구는 뇌 조직의 복잡한 다층 구조와 기능을 동시에 재현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구현한 성과”라며 “기존 기술로는 14일 이상 신호 측정이 어려웠지만, 이번 플랫폼은 27일 이상 안정적인 인터페이스를 유지하며 구조-기능 관계를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신경질환 모델링, 뇌 기능 연구, 신경독성 평가, 신경 보호 약물 스크리닝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