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꽃가루 매개자 대부분은 꿀벌을 비롯한 곤충으로 식용작물 재배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미국 럿거스대 연구팀이 진행한 조사에서 세계 식용작물이 꽃가루 매개자 부족으로 악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생태학 및 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에 게재됐다.
최근의 곤충 개체수 급감은 세계적인 현상으로 지난 2019년 '지난 30년간 포획된 곤충 총량이 76% 감소했다'는 크레펠트 아마추어 곤충학회의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표준화된 내용의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학회는 지난 1982년부터 독일의 시골 지역에 벌레 포획기를 설치하고 약 8000만 마리의 곤충을 수집했다. 곤충 감소와 관련된 각국 연구팀의 메타 분석에서도 크레펠트 아마추어 곤충학회의 데이터는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곤충이 사라지는 주요 원인을 농약 및 비료, 기후 변화로 인한 오염, 농업의 산업화·도시화·벌목으로 인한 서식지 감소 등으로 파악하고 있다.
식용작물 상당수는 꽃가루 매개에 있어 부분적으로 곤충에 의존하기 때문에 이러한 곤충 개체수 감소는 식량 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꽃가루 매개를 곤충에 의지하는 식용작물 중에는 과일, 채소, 견과류, 콩류 등 식생활에 중요하고 영양이 풍부한 작물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꽃가루 매개자가 작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험적인 증거는 부족하며 곤충 감소가 세계 식량 공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럿거스대 연구팀은 꽃가루 매개자의 작물 방문 및 수분 관련 데이터를 약 30년간에 걸쳐 축적한 데이터베이스(CropPol)를 이용해 분석을 진행했다.
CropPol은 유럽·북미·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지역·아시아·오세아니아·아프리카의 34개국에서 꽃가루 매개자에 의존하는 주요 상업 작물 32종을 추적해, 작물을 방문한 꽃가루 매개자와 그 비율·수분율 등의 데이터를 수집한 글로벌 데이터베이스다.
분석 결과, 데이터를 수집한 34개국 중 85%에서 꽃가루 매개자 부족이 발생하고 있으며, 전 세계 작물 시스템의 최대 60%가 악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향을 받는 작물은 25종에 달하며 블루베리·커피·사과가 특히 강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꽃가루 매개자 방문 빈도의 격차를 메울 수 있다면 관찰된 작물 수확량 문제 대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추정하고 있다.
럿거스대 환경생물과학부 박사후연구원인 캐서린 투로(Katherine J. Turo)는 "우리의 연구 결과는 우려와 낙관적 전망 모두를 내포하고 있다. 광범위한 작물 수확량 부족이 관찰되었지만, 꽃가루 매개자 관리와 연구에 지속적으로 투자함으로써 농경지 효율을 높이고 세계 인구의 영양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