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스타트업 세이버(Savor)가 우유를 넣지 않고 공기를 이용해 버터를 만들었다고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세이버 연구팀이 개발한 버터는 공기에 포함된 이산화탄소를 주원료로 사용한다. 열화학 공정을 가해 이산화탄소의 탄소에 수소와 산소를 합쳐 지방산을 만들어낸다. 지방산은 버터의 주성분으로, 탄소가 길게 이어진 사슬 형태의 구조를 갖고 있다.
세이버에 투자하고 있는 빌 게이츠(Bill Gates)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세이버의 성과와 버터를 맛본 감상 등을 블로그에 공유했다.
아래는 세이버의 공식 사이트다. '풍부하게 존재하는 자원인 탄소로부터 맛있고 용도가 다양한 지방을 만들어 낸다'고 적혀 있다. 이 버터 대체품의 탄소 배출량은 칼로리당 0.8gCO₂ 미만으로 상당히 낮은 편이다.
빌 게이츠는 "고기와 유제품의 대체품으로 최고급 제품을 포함해 다양한 시도를 해 왔지만 현재 시장에 나온 제품은 치즈버거 애호가들을 속일 정도의 퀄리티는 아니다"며 "동물성 지방 특유의 감칠맛과 육즙 등이 필요한데, 동물성 지방 생산에는 다량의 온실가스 배출과 동물의 식육 처리 등이 수반된다"고 지적했다.
세이버는 '모든 지방은 다양한 탄소와 수소 화합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에서 출발해 동물이나 식물을 거치지 않고 동일한 탄소와 수소 화합물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랜 연구 끝에 공기에서 이산화탄소를, 물에서 수소를 추출해 가열하고 산화시켜 지방산의 분리와 지방의 형성을 일으키는 공정을 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온실가스는 일절 배출되지 않고 농지를 사용하지 않으며 기존 농업에 비해 1000분의 1 이하의 물만 사용된다.
빌 게이츠는 "가장 중요한 것은 화학적인 실제 지방이기 때문에 정말 맛있다는 사실이다"라고 강조했다.
아래 영상은 빌 게이츠가 세이버의 버터와 치즈버거, 세이버의 기름을 이용한 감자튀김, 아이스크림 등을 시식하는 모습이다. 그는 "진짜 버터를 먹지 않았다니 믿기지 않는다. 햄버거도 본연에 가까운 맛이었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이어 "제조가 쉽고 맛에도 문제가 없지만, 과제는 이러한 제품을 대중이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동물성 지방 수준 혹은 그 이하의 가격으로 낮추는 것이다. 그러나 친환경 지방 생산 프로세스의 주요 단계는 이미 실현한 상태이며, 세이버의 성공 가능성은 높다. 연구실에서 만든지방으로 버터를 대체한다는 아이디어가 처음에는 이상하게 보일 수 있지만,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세이버는 "우선은 버터부터 출발한다. 미래를 내다보고 동물성 지방을 대체할 레시피를 위해 프로 요리사와 손잡고 세이버의 버터를 빵과 과자에 시험하고 있다. 우유·아이스크림·치즈·육류·열대 오일 등 지방이 중심이 되는 식품은 모두 이론상 이산화탄소와 물에서 생성할 수 있다. 규제 당국의 승인을 거쳐 버터를 판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