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아이를 출산하거나 모유로 육아를 하는 엄마에 비해 아빠는 아이가 생겨도 건강에 영향이 별로 없다고 여겨지기 쉽다.
일찍 아빠가 된 남성은 심장 건강이 악화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AJPM Focus'에 게재됐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팀은 아이의 탄생이 남성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인종·민족적 차이를 조사하기 위해, 최장 18년에 걸쳐 추적 조사한 45~84세의 남성 2814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남성들의 평균 연령은 62.2세로 82%가 자녀가 있었다. 또 전체의 24%가 흑인, 13%가 중국인, 22%가 히스패닉, 41%가 백인이었다.
첫 아이가 생겼을 때의 평균 나이는 27.6세였다. 인종에 따라 차이를 보였으며 흑인은 25.8세, 중국인은 30.7세, 히스패닉은 26.6세, 백인은 28.3세였다.
심장 건강 상태는 식사·운동·흡연 습관에 관한 자기 신고와 BMI, 혈압, 콜레스테롤, 혈당 측정치 조합으로 평가되었다.
분석 결과, 자녀가 있는 남성, 특히 25세 이하에 아빠가 된 남성은 자녀가 없는 남성보다 심장 건강 상태가 나쁜 경향을 보였다. 이 문제는 흑인이나 히스패닉 남성에게서 더 두드러졌다.
자녀가 있는 남성의 심장 건강 상태가 나쁜 이유는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를 이끈 존 제임스 파커 노스웨스턴대 의대 교수는 "젊은 나이에 아이가 생긴 남성은 경제적으로 불안정하기 때문에 좀처럼 일을 쉴 수 없고, 양육 책임과 스트레스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기가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결과는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며, 그룹 간 건강 상태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기는 하지만 절대적인 차이가 큰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연구팀은 미국인 남성의 사인 1위는 심장병이라며, 아이를 갖는 것과 심장 건강 상태의 관련성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파커 교수는 "남성의 건강은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자녀가 있는 남성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건강과 관련된 행동이나 환경적인 요인은 바꿀 수 있고, 심장 건강은 특히 중요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2022년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대뇌 피질(Cerebral Cortex)'에 발표된 연구에서 아이가 생긴 남성은 뇌 용적 감소를 경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에 따르면 첫 아이가 태어나면 남성은 평균적으로 뇌 회백질 용적의 1~2%를 상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백질 감소는 주로 '디폴트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로 불리는 뇌 활동 및 시각 네트워크와 관련된 부위에서 발생한다. 이는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때 기본적으로 작동하는 모드로 멍한 상태 혹은 몽상에 빠졌을 때 활발해지는 뇌 영역이다.
